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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강정호의 복귀신청, KBO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기사입력 : 2022.04.05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이찬희)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이찬희)

강정호의 복귀신청

[스포탈코리아] 얼마 전 강정호가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에 임의탈퇴 복귀신청을 했다. 심지어 강정호는 복귀신청 전, 임의탈퇴 당시 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 히어로즈)와 이미 선수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강정호의 KBO 복귀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정호는 2020년 5월 KBO에 임의탈퇴 복귀신청을 했었다.

그런데 강정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이던 2016년에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과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 적발이 있었던 것이 밝혀져, 상벌위원회가 먼저 열렸다.

당시 상벌위원회의 쟁점은 강정호가 3번째 음주사고를 일으킨 2016년의 규약을 적용할 것인가 아니면 징계를 결정하는 2020년의 규약을 적용할 것인가였다. 특히 2020년 규약에 의하면 음주사고 3회 이상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실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어느 규약을 적용하는가가 뜨겁게 다뤄졌다.

KBO는 2016년 규약을 적용해, 강정호에게 ‘임의탈퇴 복귀 후 KBO 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위법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강정호는 KBO 복귀를 전제로 한 징계만 받아든 채 복귀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강정호는 지금 다시 두 번째 복귀신청을 한 것이다.


강정호의 복귀신청에 대한 여론

현재 강정호의 복귀신청에 대한 야구팬들의 여론은 부정적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먼저 강정호의 복귀를 타진하고, 임의탈퇴 복귀신청 전 이미 강정호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 계약이 감독과 상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여론은 2020년 KBO의 결정에 대한 비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강정호의 복귀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강정호는 2023년 시즌부터 KBO에서 뛸 수 있다. 하지만 KBO가 2020년 규약을 적용했더라면 2022-24, 3년 징계를 마치고 2025년 시즌부터 KBO에서 뛸 수 있어, 사실상 선수로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필자는 KBO가 2020년 상벌위원회에서 2016년 규약을 적용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규약이 법령은 아니지만, 품위유지 위반행위가 발생한 때 존재하는 규약을 적용하는 것은 예측 가능성이라는 입장에서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것은 2016년 규약을 적용하더라도 ‘3년 이상의 유기실격’은 물론 그 이상의 강한 제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16년 규약 제151조는 음주사고와 같은 경기 외적인 품위손상행위에 대해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제35조 제2항은 실격의 종류로 ‘유기실격, 무기실격, 영구실격’을 정하고 있었다.

당시 KBO 상벌위원회는 2016년 규약을 적용하더라도, 제재를 결정하는 2020년의 인식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실격’은 물론 무기실격이나 영구실격까지 결정할 수 있었다. 추측하건대, 강정호가 KBO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1년 이상의 유기실격’으로 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제재 결정 2년 후, 강정호는 다시 복귀신청을 한 것이다.


KBO는 강정호의 복귀신청을 막을 수 있을까

허구연 KBO 신임 총재가 2022년 3월 29일 취임했다. 허구연 총재는 야구인 출신 최초로 총재를 맡게 됐는데, 취임하자마자 강정호의 KBO 복귀라는 뜨거운 감자를 직면했다. 사실 허구연 총재는 취임 전부터 강정호의 복귀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더하여 일단 규약을 살피는 중이고, 법적 문제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다면 KBO는 강정호의 복귀신청에 어떠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을까? KBO가 할 수 있는 입장을 예상하기 위해, 우선 규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정호는 임의탈퇴선수이자 유기 실격선수다. 임의탈퇴선수이자 유기 실격선수의 복귀에 대한 규약을 확인해보자.

규약 제31조는 임의탈퇴를 정의하고 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구단은 제3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유가 있을 경우, 총재에게 해당 선수의 임의탈퇴를 신청하고, 총재는 그 선수를 임의탈퇴선수로 공시한다. 임의탈퇴선수는 KBO에 복귀하고 싶을 경우, 규약 제65조부터 제68조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유기 실격선수와 무기 실격선수 또한 임의탈퇴선수의 경우와 같이 KBO에 복귀하고 싶을 경우, 규약 제65조부터 제68조의 절차를 따른다. 즉 이들은 복귀신청서를 총재에게 제출하여 허가를 받아야 한다(제65조). 임의탈퇴선수는 총재가 당해 선수를 임의탈퇴선수로 공시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복귀를 신청할 수 있고(제66조 제1항), 유기 실격선수는 실격기간이 만료한 날의 다음 날부터 복귀를 신청할 수 있고(제66조 제3항), 무기 실격선수는 총재가 실격처분을 해제한 날의 다음 날부터 복귀를 신청할 수 있다(제66조 제4항).

이러한 규약에 의하면, 강정호는 KBO 복귀를 위해 ① 임의탈퇴 복귀신청을 하고, ② 복귀허가 후 유기 실격기간(1년)이 만료한 날의 다음 날에 복귀신청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보면 강정호에게 이중의 복귀 신청이 필요한 것인지 문제 될 수 있지만, 복귀신청은 ① 임의탈퇴 1회만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KBO 상벌위원회는 ‘임의탈퇴 복귀 후 KBO 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 ‘강정호는 KBO 구단과 계약 후 1년 동안 경기 출전 및 훈련 참가 등 모든 참가활동을 할 수 없으며, 봉사활동 300시간을 이행해야 실격 처분이 해제’라고 밝혔고, 이러한 내용은 지금도 KBO 홈페이지 보도자료에 나와 있다. 즉 보도자료에 의할 때, 강정호는 임의탈퇴 복귀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실격기간 경과 및 봉사활동이행이라는 조건만 충족되면, 유기 실격선수로서의 복귀신청은 별도로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강정호의 복귀신청과 관련해, 유기 실격선수의 복귀와 관련한 규약은 배제하고, 오직 임의탈퇴선수의 복귀에 관한 문제로만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한편 규약 제67조에 의하면, 총재는 선수가 제재를 받게 된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수의 복귀 여부를 결정하고, 제6장(선수계약, 제37조부터 제55조) 또는 제7장(보류, 제56조부터 제64조)에 따라 제재를 받은 선수의 경우에는 이사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 규정을 언뜻 보면, 강정호 복귀 여부에 대해 총재에게 결정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제67조는 ‘제재’를 받은 선수가 복귀하는 경우이고, 여기서 말하는 ‘제재’는 규약에 따라 KBO 상벌위원회에서 실격 ‘제재’를 받은 경우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강정호의 복귀신청은 임의탈퇴선수의 복귀로 국한되어야 하는데, 강정호는 규약 제172조 제2항( FA 보상선수가 선수계약의 양도를 거부할 경우 임의탈퇴선수가 되는 것)처럼 ‘제재’의 일종으로 임의탈퇴를 한 것이 아니고, 해외진출을 위해 임의탈퇴한 경우다. 즉 강정호의 경우 규약 제67조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설령 강정호가 유기 실격선수로서의 복귀신청을 별도로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KBO가 규약 제67조에 따라 복귀 승인을 거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강정호가 유기실격이라는 제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실격기간이 경과하고 봉사활동을 이행했다면, KBO는 복귀를 승인해야 할 것이다. 강정호의 행위에 대한 비판과 평가는 이미 상벌위원회에서 이뤄졌고, 강정호가 정해진 제재를 이행한 이상, 복귀는 승인될 것이다. 실제 KBO는 2019년에 1년 유기실격 제재를 받은 안지만의 복귀신청을 승인한 바 있다. 규약과 그동안 KBO가 보인 태도를 고려하면, 제67조는 무기 실격선수의 복귀신청 시 총재의 승인결정권을 규정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총재가 직권으로 복귀를 거부할 다른 규정은 없을까. 규약은 KBO의 대표자로 총재를 정하고 있고(제3조 제1항), 총재에게 리그 운영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총재는 리그의 발전과 KBO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리그 관계자에게 필요한 지시를 내릴 수 있고(제4조 제1항), KBO 규약과 이에 부속하는 제반 규정 및 필요한 절차에 관하여 리그 관계자 간에 해석상 이견이나 분쟁이 있는 경우 총재가 최종적인 유권 해석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리그 관계자는 그에 따라야 하고(제5조), 총재는 리그의 무궁한 발전과 KBO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KBO 규약에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도 제재를 내리는 등 강제조치를 할 수 있다(부칙 제1조).

하지만 이러한 총재의 막강한 권한이 일반 실정법보다 우위일 수는 없다. 법원은 과거 엘지 트윈스가 1991년 11월 임선동에게 행한 지명권의 효력에 대한 소송에서, ‘KBO의 법적성질은 사단법인이고, KBO 규약은 KBO의 내부규범이자 회원인 구단의 합의에 의한 조합적 집합계약’이라고 판단하면서, 규약의 내용이 실정법에 위반할 경우 그 규약은 무효라고 결정했다. 이러한 법원의 태도를 보면, 총재의 지시나 유권 해석은 경우에 따라 KBO의 권리 남용 내지 총재의 직관 남용으로 인정되어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현행 규약으로는 KBO가 강정호의 임의탈퇴 복귀신청을 허가하지 않을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만약 KBO가 강정호의 복귀신청을 불허할 경우, 강정호가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이 경우 KBO의 입장 관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강정호는 복귀하게 될 것이다. 다만, 반복된 음주사고로 인한 팬들의 비판은 강정호와 키움 히어로즈의 몫이고 선택이다.

상벌위원회의 제재 정도와 규약을 돌아보고 정비하는 것. 이것이 지금 KBO가 선택해야 할 몫이다.


야구공작소
한민희 칼럼니스트 / 에디터=홍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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