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주면서 ‘계산해’ 통 큰 박주영, 울산과 후배들에게 진심이다
입력 : 2022.05.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 현대 공격수 박주영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울산은 현재 승점 30점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탈락했지만, 금세 후유증을 떨쳐내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은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박주영을 품었다. 홍명보 감독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최초 동메달을 합작한 ‘사제(師弟)’의 만남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박주영은 지난 2월 26일 성남FC 원정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3월 15일 포트FC와 ACL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달 21일 광저우FC와 ACL 조별리그 3차전에서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데뷔골을 신고했다. 이후 리그에서는 타이트한 일정, 경기 흐름, 전술적 요인 등으로 그라운드를 못 밟고 있다. 그럼에도 박주영은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울산은 지난 1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1 13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엄원상의 극적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박주영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이 불발됐다. 그러나 경기 후 후배들을 격려하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라커룸을 빠져 나와 버스에 탑승하기 전 운집하고 있는 팬들에게 밝은 미소로 사진 촬영, 사인을 해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이가 후배들에게 참 잘한다.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 가지 일화가 공개됐다. 최근 박주영이 골키퍼 조수혁과 함께 후배들을 이끌고 설영우 부모님이 운영하는 족발집을 찾았다.

설영우의 부모님은 울산 중구에서 족발 가게를 운영한지 3년 정도 됐다. 울산 팬들의 성지순례 코스로 자리 잡았다. 설영우의 울산 유니폼, 대표팀 유니폼이 걸려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박주영 선수가 카드 두 장(한 장이 승인 안 될 수 있으니)을 주면서 계산하라고 했다. 혹시나 설영우 선수가 부모님 가게이니 계산할 줄 알았는데, 엉덩이를 딱 붙이고 미동도 없더라(웃음). 결국, 박주영 선수가 통 크게 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갔다. 박주영은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과 서슴없이 농담도 건넸다. 다음날 경기 출전이 예정돼있던 울산 U-22 카드 김민준에게는 ‘식단 조절’까지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은 선수단뿐 아니라 사무국 직원들에게도 친절하고 가끔 식사 자리도 가진다. 한 관계자는 “선수들, 사무국 직원들까지 잘 챙긴다. 안 따르는 후배가 없을 정도다. 사람이 진짜 ‘진국’이다”라고 엄지를 세웠다.

박주영의 이런 진심은 울산 구성원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최근 박주영은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이르면 21일 김천 상무 원정, 25일 경남FC와 FA컵 16강에서 출전이 유력하다.





사진=울산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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