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 그 속에서도 빛났던 이청용+엄원상
입력 : 2022.06.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잘 나가던 울산현대에 제동이 걸렸다. 하필 전북현대라 ‘찜찜’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달라진 팀 컬러와 선수들의 투혼은 위안이었다.

울산은 19일 열린 K리그1 16라운드에서 전반 초중반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해 라이벌 전북에 1-3으로 패했다. 전반 40분 아마노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엄원상이 마무리하며 영패를 면했다. 승점 36점으로 선두를 지켰다.

경시 시작부터 김영권이 흔들리면서 선수 전체가 동요됐다. 위기를 넘기며 잘 풀어가는가 싶었는데, 전반 17분 바로우의 슈팅이 굴절돼 실점하는 불운과 마주했다. 1분 뒤 김민준을 빼고 엄원상을 일찌감치 꺼냈다. 그러나 20분과 29분에는 쿠니모토의 돌파를 막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34분에는 미드필더인 박용우 대신 바코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청용이 중앙(미드필더)으로 내려갔다. 계속 몰아쳤다. 엄원상이 집념의 골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반전하는 듯했다.

후반 들어 울산은 더욱 맹공을 퍼부었다. 이청용이 중원, 전후방까지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특유의 부드러운 볼 터치와 센스로 팀의 활로를 모색했다. 엄원상은 라인을 내려선 상대 수비에 장기인 공간 뒤 침투를 발휘할 수 없었다. 될 때까지 줄기차게 흔들었다. 처절했다. 둘은 어떻게든 뚫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엄원상은 후반 중반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주저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어코 볼을 따냈다. 후반 27분경 동료의 패스가 길었지만, 끝까지 골라인을 쫓아가 몸을 날렸다. 상대와 접촉으로 아팠지만 누워 있을 시간이 없었다. 금세 털고 일어났다. 울산은 전방에 치중하다 보니 후방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상대는 카운터어택으로 응수했다. 몇 차례 위기는 당연했다. 이청용은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문선민이 역습을 전개하자 자기 진영 박스로 끝까지 쫓아가 볼을 커팅했다. 추가 실점을 막았다. 경기 내내 동료들을 독려하고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시작부터 꼬인 바람에 쓰라린 패배를 당했으나 주장과 새내기의 헌신은 울산의 밝은 내일을 예고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는 결과적으로 패했다. 패배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것을 찾아야 한다. 더욱 중요한 건 휴식기 이후 첫 경기였는데,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자만’에 빠져 있었다. 상대보다 반응도 늦었고, 경기를 시작하면서 아주 소극적인 플레이로 상대에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에 세 골을 내주며 경기를 망칠 수밖에 없었다”고 냉철한 진단을 내렸다.

그럼에도 제자들을 칭찬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청용은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다. 가운데에서 많이 풀어줬지만, 상대가 깊숙한 위치에 있다 보니 우리가 준비했던 것들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력은 좋았다‘고 칭찬했다.

경기 전 엄원상에 관해서도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에 다녀온 후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플레이 자체도 타이밍에 맞춰 침투하는 등 좋아졌다”고 찬사를 보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현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