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반칙 27개·카드 7장… 수치로 드러난 대전-광주의 ‘간절함’
입력 : 2022.06.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김희웅 기자= 간절한 만큼 치열했다. K리그2 1, 2위 광주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는 ‘전쟁’이었다.

광주와 대전은 2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22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1위 광주(승점 46)와 2위 대전(승점 37)은 9점 차를 유지했다.

K리그2 최고의 빅매치다웠다. 두 팀은 어느 때보다 승리를 갈망했다. 선두 광주 처지에서는 2위 대전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대전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했다.

정상 등극만 바라보는 두 팀이니 경기는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필드 위에 선 22명 중 누구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상대의 공세를 막기 위해 거침없이 몸을 던졌고, 볼 소유권이 애매하다 싶으면 냅다 뛰어들었다.

그만큼 간절했다. 추격하는 대전도, 도망쳐야 하는 광주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

양 팀의 ‘간절함’은 수치로 드러났다. 90분 내내 27개의 반칙, 7장의 옐로카드가 나왔다. 대전이 파울 15개, 광주가 12개를 기록했다. 대전은 경고 4장, 광주는 3장을 받았다. 다른 빅매치와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숫자였다.

지난 19일 열린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현대가 더비’에서는 총 12개의 파울이 나왔다. 경고는 딱 2장. 같은날 열린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에서는 반칙 15개, 옐로카드 3장이 나왔다. 그만큼 대전과 광주의 경기가 치열했다는 증거다.

거친 양상이었지만, 경기력을 놓친 건 아니다. ‘승격’이 유력한 두 팀의 대결인 만큼,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광주는 지금껏 보여준 짜임새 있는 축구, 대전은 광주가 잘하는 점을 제어하고 자신들의 장점인 공격력을 극대화한 축구를 과시했다.

특히 득점 장면에 양 팀의 ‘클래스’가 고스란히 담겼다.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이정효 감독은 이날 센터백 아론의 공격 본능을 한껏 활용했다. 아론은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으나 부지런히 오른쪽 측면을 누비며 환상적인 크로스로 김종우의 득점을 도왔다. 센터백이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미드필더 이순민이 후방의 빈 곳을 메우는 등 파격적인 움직임과 전술은 광주라서 보여줄 수 있는 축구였다.

후반 들어 소나기 슈팅을 퍼부은 대전도 인상적이었다. 골 장면도 예술이었다. 레안드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건넨 크로스를 송창석이 흘리고, 공민현이 뒷발로 내주면서 박스로 쇄도하던 이현식이 편안하게 볼을 밀어 넣었다. K리그2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클래스 넘치는 득점이었다.

어느 팀도 활짝 웃지는 못했다. 그러나 양 팀은 투쟁심, 수준 높은 축구 등 톱 클럽들이 보여줘야 할 요소들을 모두 선보였다. 가히 K리그1 승격 자격을 증명한 두 팀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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