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②] ‘흥민이 하나 보고 카타르 보냈겠나’ 안‘덕수궁’에 모인 태극전사들
입력 : 2022.12.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카타르(도하)] 이현민 기자=“손흥민 선수 아버님(손웅정)이 그러셨어요. ‘내가 (손)흥민이 하나 보고 카타르에 트레이너를 보냈겠느냐’고요.”

손웅정 씨와 아주 가까운 최측근의 이야기다. 이번 안덕수 트레이너의 저격성 발언이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듯 입을 열었다.

축구판에서 뼈가 굵은 안덕수 트레이너가 대한축구협회의 비공식 취급으로 뿔이 났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취재 결과 그가 협회의 정식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저 선수들의 몸을 최고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원정 신화를 이뤘다. 16강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으나 그간의 여정은 충분히 찬사 받아 마땅하다.

이런 가운데 안덕수 트레이너가 협회를 저격해 논란이다.

손흥민의 부친인 손웅정 씨도 이 사실을 안다. 측근은 스포탈코리아를 통해 “아버님도 인지하고 있다. ‘어느 정도 뉘앙스인지 알겠다. 협회를 믿고 있지만, 내가 안 트레이너를 흥민이 한 명 때문에 카타르에 보냈겠느냐’는 말씀을 하셨다”고 털어놓았다.

알려진 대로 손웅정 씨가 안덕수 트레이너의 항공, 숙박, 체류 비용을 지원(1억 원)했다. 그렇게 안덕수 트레이너는 대표팀의 공식 숙소였던 2701호에서 한국의 월드컵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

측근은 “손흥민 선수 안면 상태(안와골절 수술로 인한 후유증)도 그렇고 장시간 비행에 월드컵에서도 계속 경기를 뛰어야 했던 상황이었다. 아버님이 안덕수 트레이너에게 ‘대표팀에 피해가 안 가도록 조용히 다녀오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사실, 그 전에 조짐이 보였다. 대표팀 선수들이 손흥민 선수에게 계속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이 협회 트레이너를 찾지 않고, 안덕수 트레이너를 찾았다. 거기서 답이 끝났다. 안덕수 트레이너는 선수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히 챙겼다. 잠을 한 숨도 못 잘 정도였다. 심지어 김민재부터 이재성 선수까지 거의 관리해줬다”고 알려왔다.

또, 이 측근은 “안덕수 트레이너가 ‘흥민이를 떠나 모든 선수가 내 새끼’라고 누누이 언급했다. 많은 경기 출전과 이동 거리도 상당하다. 이때 운동처방이 있어야 된다.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한 선수들을 챙겼다. 협회 입장에서 섭섭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계속 원하는 걸 어떻게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안덕수 트레이너에 관한 한 가지 일화도 공개됐다.

측근은 “프로구단에서 워낙 정평 나 있었기 때문에 중국에서 오퍼를 받았고 수락했다. 당시 연봉이 4억 원(추정치)이었다. 그곳에서도 한국처럼 선수들을 같은 자세와 마음으로 대했다. 그런데 세 달 만에 짐을 싸고 왔다. 중국 선수들이 놀 생각만 하고 흡연하고 자기 관리를 하나도 신경 안 쓰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위약금이 1억 원이었는데, 사비를 털어 지불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 B도 제보를 해왔다.

B는 사견을 전제로 “좋은 사람이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 프로구단에 있을 때도 유명 선수든 2군 선수든 편견 없이 성심성의껏 치료해줬다. 오죽했으면 다른 팀으로 간 선수들이 ‘우리 구단 트레이너로 오시면 안 되겠냐’고 부탁했을 정도다.

이어 “안덕수 트레이너는 돈이나 명예 욕이 없다. 본인의 일에 사명감을 갖고 있다. 안덕수 트레이너의 손을 거친 게 이번 월드컵 때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손흥민 선수가 과거 잉글랜드에서 햄스트링을 다치고도 빨리 복귀할 수 있지 않았나. 안덕수 트레이너의 손 기술이 그만큼 좋다. 선수들과 믿음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폭로를 이해한다고 했다.

협회 측은 이번 논란에 관해 지난 7, 8일에 걸쳐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인 SNS에 올렸기 때문에 공식 입장(안덕수 트레이너 측)을 밝힐 경우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안덕수 트레이너는 측근을 통해 “많은 기자분이 연락을 주셨는데, 일일이 답을 못해드려 죄송하다. 대표팀이 금의환향을 했는데 시기적으로 뭔가 말씀드리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고민하고 ‘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이대로 의문을 남긴 채 끝내지 않을 것으로 전달해왔다.

안덕수 트레이너가 빠른 시일 내 언론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꼬인 실타래가 풀린다. 그가 언급했듯 잘못된 점이 있다며 한국 축구를 위해 반드시 바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진=뉴시스, 안덕수 트레이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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