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노래하는 레버쿠젠, '리그+유럽 대항전도 무패 결승行'... 차범근 시대 이후 36년 만에 우승 도전
입력 : 2024.05.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연일 기적을 노래하고 있다. 이젠 36년 전 차범근 시대의 기록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레버쿠젠은 1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에 위치한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4강 2차전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AS로마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합계 스코어 4-2로 앞서며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은 올 시즌 전 유럽을 통틀어 가장 강한 팀 중 하나 이다. 리그에선 2경기만을 앞둔 상황에서 32경기 26승 6무 0패를 거두며 무패 우승을 노리고 있고 유럽 대항전에서도 단 한 번의 패배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레버쿠젠은 무려 48경기 연속 무패 행진 가도를 달리는 중이었다. 이는 1963년부터 1965년까지 48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하며 종전 유럽 축구 최장 무패 기록을 보유 중이던 벤피카와 동률을 이루는 수치였다.

만일 레버쿠젠이 이날 로마에게 지지 않는다면 유럽 축구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무패 가도를 달린 팀으로 등극할 수 있었기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홈팀 레버쿠젠의 알론소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코바르시 골키퍼를 필두로 포백에 프림퐁-탑소바-요나탄 타-잉카피에가 포진했으며 자카-팔라시오스가 3선 허리를 맡았다. 2선엔 아들리-호프만-그리말도가 자리했고 최전방엔 흘로체크가 나섰다.

이에 맞서는 원정팀 AS로마의 데로시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스빌라르가 골키퍼를 필두로 포백에 앙헬리뇨-은디카-만치니-스피나촐라가 포진했으며 크리스탄테-파레데스-펠레그리니가 중원을 책임졌다. 최전방 공격진은 엘샤라위-아즈문-루카쿠가 나섰다.


이날 레버쿠젠은 평소 같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압도적인 체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주도권을 쥔 채 상대를 효율적으로 압박했던 레버쿠젠이지만 AS로마를 상대로 쉽게 먹혀들지 않았다.

선제골도 로마의 몫이었다. 전반 42분 레버쿠젠 수비수 타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무리한 파울을 가했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파레데스는 골문 중앙을 향해 과감한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기록했다.


파레데스의 득점으로 로마는 합산 스코어를 1-2로 좁히며 레버쿠젠을 한 점 차로 압박했다. 전반이 끝난 후 레버쿠젠은 재정비를 거쳤고 더욱 의욕 넘치는 시도를 이어갔다.

다만 AS로마에 촘촘한 수비에 막혀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다. 레버쿠젠은 대기록을 의식한 탓인지 마음이 급하고 여유가 없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계속해서 어수선한 플레이가 반복되자 또 한 번 AS로마에게 찬스가 왔다.

주심은 박스 안쪽에서 코너킥 상황을 수비하던 레버쿠젠 수비의 핸드볼을 선언했고 AS로마에게 다시 한번 페널티킥 찬스가 왔다. 전반전 이미 페널티킥을 성공한 파레데스는 후반 21분 이번엔 왼쪽 구석으로 슈팅을 날려 코바르시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였다.


합산 스코어는 2-2 동점이었지만 이날 경기에선 0-2 리드를 허용한 레버쿠젠은 49경기 연속 무패 기록은 고사하고 자칫하면 UEL 토너먼트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알론소 감독은 적극적인 선수 교체를 통해 선수단에 변화를 가져갔다.

다방면의 공격을 펼치고도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하던 레버쿠젠은 엉뚱한 곳에서 선제골을 얻었다. 후반 38분 레버쿠젠의 코너킥을 스빌라르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흐른 공이 수비수 만치니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레버쿠젠이 합산 스코어에서 다시 한 점을 달아나자, AS로마는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 추가골 사낭에 나섰다. 레버쿠젠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수비진의 숫자가 적어진 틈을 타 역습을 노렸다.

후반 추가 시간 7분 기적이 벌어졌다. 레버쿠젠의 스타니시치는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전달받은 후 로마의 최종 수비 2명을 휘저으며 중앙으로 파고들었고 극적인 동점골을 완성했다.


레버쿠젠의 4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라는 유럽 최장기간 무패 기록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한편 레버쿠젠은 이날 승리로 UEL 결승에 오르며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유럽 대항전 우승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레버쿠젠은 36년 전인 1987/88 시즌 차범근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UEL의 전신인 UE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력이 있다. 만일 레버쿠젠이 UEL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120년 만에 구단 역사상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데 성공한 분데스리가에 이어서 또 하나의 역사가 탄생하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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