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겨울만 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표적이 됐던 '좌완 에이스' 찰리 반즈가 미국으로 돌아간다. 금의환향이 아닌 부상에 발목이 잡혀 4시즌 만에 KBO리그 생활을 마감한다.
롯데는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반즈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KBO가 이를 승인하면서 롯데와 반즈의 결별이 확정됐다.
2017 MLB 신인 드래프트서 4라운드 전체 106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반즈는 2021년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9경기(선발 8경기) 3패 평균자책점 5.92의 아쉬운 기록을 남긴 그는 시즌 종료 후 한국 무대로 눈을 돌려 롯데와 총액 61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KBO리그로 향했다.
데뷔 첫해인 2022년 반즈는 31경기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리그 3위에 해당하는 186⅓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보여준 그는 1년 새 2배 이상 몸값이 오른 총액 125만 달러의 조건으로 롯데와 재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2년 차를 맞은 반즈는 30경기(170⅓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8로 기대에 부응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무너진 롯데 선발진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은 반즈는 총액 135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 잔류를 택했다.
2024년 반즈는 시즌 중반 내전근 부상으로 25경기 등판에 그치며 3년 연속 10승 달성엔 실패했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14경기 중 10경기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에이스의 위용을 뽐내며 25경기(150⅔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3.35의 성적을 거뒀다.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했음에도 탈삼진은 커리어 하이(171개)를 기록할 정도로 'K-머신'의 위용을 뽐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반즈를 향한 미국 현지의 관심은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선수 중 제2의 에릭 페디(전 NC 다이노스, 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될 수 있는 투수들을 조명하며 반즈를 언급했다.
매체는 “반즈는 지난 3시즌 동안 롯데에서 500이닝 이상을 던졌고, 두 가지의 슬라이더를 활용해 리그 최고 수준의 탈삼진 비율을 달성했다”라고 그를 소개했다. MLB.com의 설명대로 반즈는 지난해 탈삼진 비율(27.4%)과 9이닝당 탈삼진(10.22) 부문에서 카일 하트(전 NC 다이노스, 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리그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반즈는 총액 150만 달러의 조건에 재계약을 맺고 KBO리그서 4번째 시즌 도전을 선택했다. 높은 몸값과 3시즌 동안 보여준 퍼포먼스를 고려할 때 '1선발' 역할을 해줘야 했던 반즈는 기복 있는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8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5.32로 부진하던 반즈는 설상가상으로 지난 4일 사직 NC전 이후 왼쪽 견갑하근 손상으로 8주 진단을 받았다.
결국 롯데는 오랜 시간 동행했던 반즈와 결벌을 택했다. 통산 94경기 35승 32패 평균자책점 3.58의 성적과 롯데 외국인 투수 역대 2위에 해당하는 516탈삼진(1위 브룩스 레일리 755탈삼진) 기록을 남긴 '좌승사자' 반즈는 KBO리그서 4번째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