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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의 축구환상곡] ‘생존 성공’ 구자철, 라울의 빈 자리를 권한다

기사입력 : 2012.04.30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 사상 첫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무대에 승격한 FC 아우크스부르크가 잔류에 성공했다. 전반기 내내 강등권에 머물로 ‘강등 0순위’로 꼽혔던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기에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멋진 축구를 선보이며 극적으로 생존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잔류 기념 티셔츠’를 준비했고, 묀헨글라드바흐 원정길에는 수 많은 팬들이 동행하며 축제를 함께 했다. 1907년 창단해 오랜 역사를 지닌 클럽 역사에 최고의 순간으로 기록될 날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 클럽 역사의 한 페이지에는 갈색 머리의 한국인 선수가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1년 가까이 볼프스부르크의 연두색 유니폼을 입고 독일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던 ‘어린왕자’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로 독일 경력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구자철 역시 볼프스부르크 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자신이 가진 기량을 100% 선보였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잔류’를 주도하며 본인 역시 ‘분데스리가 생존’을 위한 전기를 마렸다.

‘임대의 전설’ 아우크스부르크-구자철 모두 생존에 성공하다

구자철은 현지시간으로 28일 보루시아 파크에서 열린 ‘2011/2012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전 구자철은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부었다”며 부상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쉴 수 없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할 경우 자력으로 분데스리가 잔류를 확정할 수 없었다. 구자철은 통증을 참아가며 남은 힘을 쥐어짰다. 0-0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고 ‘추격자’ 쾰른이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잔류가 확정됐다. 구자철은 모든 것을 불태웠다는 듯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쏟았다.

최근 경기에서 구자철의 킬러 본능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앞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까지 4골 1도움을 몰아치며 눈부신 활약을 펼친 구자철은 몇 차례 좋은 터치와 패스를 선보였으나 추진력과 파괴력이 부족해보였다. 상대의 견제가 심해진 탓도 있지만 체력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허벅지 근육 부상의 여파가 다리를 무겁게 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을 쉬게 할 수 없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후반기에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구자철의 임대가 결정적이었다. 구자철은 미드필드의 구심점에서 넓은 활동폭과 세련된 터치, 볼 배급과 치명적인 움직임으로 아우크스부르크가 패스 플레이를 구사하고 볼을 소유하는 축구를 펼칠 수 있게 했다. 구자철은 부상 이후에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팀 플레이에 기여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그 덕분에 2연패 뒤의 3연속 무패(볼스프부르크 2-1 승, 샬케 1-1 무, 묀헨글라드바흐 0-0 무)로 승점 5점을 더 얻어내며 잔류에 성공했다.

함부르크와의 마지막 34라운드는 SGL 아레나에서 홈 팬들과 함께 벌일 2011/2012시즌 ‘결산 파티’로 부담없이 치를 수 있게 됐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의 축구 경력에 커다란 전기가 된 클럽이며, 그의 축구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 곳이다. 구자철은 몸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면 이 경기까지 전력을 다해 뛸 것이다. 어쩌면 함부르크전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치르는 마지막 홈 경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 일정이 시작된 이후 시즌이 종반으로 흘러가면서 분데스리가의 이적 시장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됐다. ‘챔피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마르코 로이스의 영입을 조기 확정했고, ‘명가’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수 단테를 데려왔다. 샬케04는 라울 곤살레스의 퇴단 확정 속에 로만 노이슈타터를 영입했다. 구자철의 원 소속팀 볼프스부르크는 바이에른의 이비차 올리치를 데려왔다. 함부르크는 이미 믈라덴 페트리치와 결별을 상호합의했다.

구자철, 2012/2013시즌엔 무슨 유니폼을 입고 뛸까?

아우크스부르크와 임대 계약이 종료될 구자철 역시 거취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시기가 왔다. 선택지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구자철은 원소속팀 볼프스부르크로 돌아가야 한다. 2014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후반기 임대 기간동안 펼친 활약으로 볼프스부르크 측이 복귀를 원하고 있다.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구자철의 올림픽 차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리시즌 기간에 구자철 카드에 대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프스부르크에서 보낸 과거의 시간은 부정적이었다. 구자철의 다양한 포지션에 기용됐지만 한 번도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 못했다. 팀의 중심이 되지 못했고, 자신있게 플레이할 수 없었다. 포지션 경쟁자도 많다. 중앙 미드필더 구자철은 자신을 공격의 중심으로 삼는 팀에서 더 큰 활약을 펼칠 수 있다.

두 번째는 아우크스부르크 완전 이적이다.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의 중심 선수로 녹아들었다. 출전 기회가 안정적이다. 요스 루후카이 감독의 절대신임을 받고 있다. 이미 지역 최고의 스타다. 문제는 아우크스부르크가 후반기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잡을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추고 있느냐다. 볼프스부르크 측은 후반기가 주가가 오른 구자철을 헐값에 내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구자철 본인도 더 높은 목표를 갖고 뛰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 2010/2011시즌 하위권에 머물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묀헨글라드바흐처럼 반전을 펼치기 위해선 전력 보강이 필수적이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아우크스부르크가 구자철을 유지한 채 안정된 전력 보강을 통해 팀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가 전방 공격진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는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지 미지수다.

마지막은 제 3의 팀으로 이적하는 것이다.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계약 이전에 하노버와 함부르크도 구자철에게 관심을 보였다. 후반기에 펼친 맹활약으로 구자철을 원하는 팀의 숫자는 늘었을 것이다. 아시아 출신으로 상업적 가치도 지닌 선수이기 때문에 독일 외의 리그에서도 구자철을 주목하는 팀이 생겼을 것이다. 새로운 팀, 새로운 리그로 옮길 경우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적응과 생존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제 3의 팀으로 간다면 팀을 선택하기 전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충족하는 팀을 골라야 한다. 선수 기용에 대한 전권을 지닌 감독의 의중을 들어봐야 하고, 본인이 클럽에서 어떤 목표를 두고 시즌을 치를지에 대한 계획이 뚜렷해야 한다.

분데스리가 무대에 남아라...제3의 팀 간다면 챔스 진출팀으로

개인적으로는 제 3의팀을 택한다면 독일 분데스리가 안에서 결정하길 권한다. 이제 막 분데스리가 무대에 적응을 ‘시작한’ 상태이기에 새로운 리그로 떠나 문화와 주거 환경, 축구 스타일 모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은 상승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분데스리가 내에서 새로운 팀을 택한다면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는 상위권팀으로 가야한다. 리그와 DFB포칼, 리가 포칼과 유럽대항전(챔피언스리그 또는 유로파리그)를 치러야 하는 타이트한 일정 속에 다양한 선수들에 출전 기회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구자철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서도 상위권 팀으로 가는 것이 좋다.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그가 지닌 역량을 100% 발휘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볼을 소유하고 라인을 전진시키며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팀으로 가는 것이 좋다.

후보군은 충분하다. 로이스와 노이슈타터를 잃은 ‘4위’ 묀헨글라바흐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었으나 전력 누수가 크다. 묀헨글라드바흐 역시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고 많은 활동량과 활발한 패스 플레이로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구자철이 이적할 경우 쉽게 녹아들 수 있는 팀이다. 라울이 떠난 ‘3위’ 샬케04도 마찬가지다.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해온 샬케는 지난 몇 년간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집중 영입했다. 구자철과 정확하게 같은 포지션을 소화하던 라울의 빈 자리를 구자철이 대체할 수 있다.



만약 카가와 신지가 최근 도는 이적설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진출한다면 ‘챔피언’ 도르트문트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도르트문트는 로이스를 영입했지만 로이스는 최전방 공격수에 더 가깝다. 구자철은 일카이 귄도간과 로이스의 중간 지점에서 자신의 영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카가와가 자리를 비운 ‘아시아 스타’의 입지도 구자철이 이어받을 수 있다. 이 세 팀으로 갈 경우 구자철은 챔피언스리그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섣부른 이야기다. 무엇보다 이적이 진행되기 위해선 클럽간의 협상이 오가야 한다.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자철은 즐거운 상상, 행복한 고민을 하기 충분한 후반기를 보냈다. 제 2의 카가와 신지가 되기 충분한 클래스를 갖췄다.

오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활약한다면 구자철을 찾은 클럽은 더 늘어날 것이다. 구자철은 아직 산행의 중간에 있다. 정상을 향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다리에 힘이 풀려 조기하산을 하게 될지는 앞으로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는 여름이다.

글=한준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아우크스부르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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