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SS 트위터 페이스북

Home>뉴스>칼럼

[김대의의 유로홀릭] 살핑기디스, 당신 몇 살이지?

기사입력 : 2012.06.09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사진=ⓒImago/BPI/스포탈코리아
사진=ⓒImago/BPI/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 월드컵에 버금가는 열기와 인기를 자랑하는 유로2012가 막을 올렸다. 이 멋진 축구쇼를 안방에서만 즐겨야 하는 한국의 축구팬들은 갈증을 느낀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마음은 어떨까. 저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거지? 축구인 김대의가 관전도우미를 자처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고 성남, 수원에서 K리거로 활약하다 싱가포르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 그는 '유로홀릭'을 통해 독특한 시선과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줄 예정이다. <편집자 주>

경기: 폴란드 1-1 그리스(6월 9일)
득점: 레반도프스키(17' 폴란드), 살핑기디스(50' 그리스)

오호~ 유로 2012! 축구팬들만큼이나 축구인들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축구 이벤트다.

게다가 개막전이 폴란드-그리스전이라니. 우리에게는 남다른 인연이 있는 나라들 아닌가. 폴란드는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의 발판을 마련해준 첫 상대였고, 그리스는 2010년 월드컵 16강 진출 당시 첫 승을 선물해준 팀이었다. 아무나 이기면 어떠랴. 우리는 충분히(그리고 객관적으로!) 즐길 준비가 되어 있으니 재밌기만 해다오.

잠깐. 본격적인 경기 이야기에 앞서 언급할 것이 있다. 나의 해설은 B급을 지향한다. 정론이 아닐 수 있다는 점, 미리 밝힌다. 함께 축구를 보면서 수다를 떠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때로는 거친 말로 때로는 깔깔거리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자, 시작해볼까?

초반 힘자랑, 폴란드 승!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첫 번째 결정적인 찬스가 나왔다. 폴란드 무라프스키의 날카로운 슈팅이 터졌다. 골키퍼의 위치를 보고 여유있게 슈팅을 했다면 골로 연결될 수 있었다. 아깝다. 성공했다면 영웅되는 건데(메시였다면 골이다. 아무나 메시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첫 슈팅으로 폴란드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아무래도 개최국인데다 홈 팬들의 응원이 있다보니 힘 자랑에서는 완전히 폴란드의 승? 그런데 저거저거, 체력 관리 안하고 너무 오버페이스 아닌가 싶다. 그래도 전반 16분 세 번째 크로스만에 레반도프스키의 헤딩골!! 골도 골이지만 브와스치코프스키(어휴, 폴란드 애들은 이름이 왜 이래. 이 스키 저 스키 쓰느라 힘들다)의 크로스가 기가 막혔다. 밥상을 잘 차려주니 저리 쉽게 주워먹는 거 아닌가. 우리끼리 하는 말로 완전 '땡큐 골'이다. 개막 첫 골…표정을 보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인가 보다. 저 기분을 느껴본 게 언제였더라.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득점 과정에서 보듯 폴란드의 주 공격라인은 오른쪽이다. 그런데 그리스, 전체적으로 반응하는 동작이 느리다. 혼자서 안되면 두세 명이 함께 막아줘야 된다. 다들 왜 옆에서 보고만 있는거지. 왼쪽이 아주 구멍이다. 여유있는 경기 운영인거야, 아님 경기장 적응이 안된거야? 반면 폴란드는 수비시 수비라인 간격이 좁고 전체적으로 라인도 잘 맞는다. 공격시 빠른 패스와 스피드로 전환 플레이도 매끄럽다.

이러니 선수와 심판이 친해질 수 없는거야
아뿔싸. 매끄럽게 경기가 풀린다했더니만 꼭 이런 장면이 나온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 그리스의 파파스타토풀로스가 퇴장을 당했다. 무라프스키의 돌파를 저지하다 경고 누적이 됐다. 무라프스키는 돌아서면서 이미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상황인데 퇴장까지 만들어야 했는지. 막판의 애매한 판정도 (그리스) 선수 입장에서는 열받는 상황이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폴란드 페르퀴스의 손이 볼을 건드렸지만 주심은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래서 선수와 심판은 친해질래야 친해질 수가 없다(그래도 너무 나쁘면 안된다. 적당한 간격 유지 필수). 탄력 붙어서 달리다가 멈춘 기분이랄까? 넘어지기 일보 직전의 짜증이 몰려온다.



야유 들으면 어때? 이기면 장땡이지
한 명이 모자란 그리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살핑기디스를 투입했다. 역시 수비보다는 공격이라고, 그리스도 '닥공'으로 맞불을 지피고 있다. 그리고 5분만에 교체 선수 살핑기디스가 골을 성공시켰다. 오호 이럴 때 감독 카드가 적중했다고들 한다. 선수만큼이나 감독도 짜릿한 기분이겠지.

동점골 이후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리스 특유의 안정적인 운영과 역습이 노리는 경기 형태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폴란드가 조금씩 당황하고 있다. 전반에 힘자랑만 할 게 아니라 한 골을 더 넣었어야 했다. 상대적으로 그리스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야유를 들으면 어떠랴. 이기는게 장땡인 것을. 나는 안다, 그리스 선수들의 심정을.

다소 단조로운 운영이 슬슬 지루해질 무렵이던 후반 24분. 살핑기디스가 또 한번 일을 냈다. 포르투니스의 크로스를 보고 잽싸게 침투하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옵사이드를 뚫어내고 만든 상황이다. 폴란드 골키퍼 슈체스니는 퇴장을 당했고 서브골키퍼 티톤이 투입됐다. 이렇게 되면 폴란드의 패기가 그리스의 경험에 무너질지도 모른다.

죽음의 조는 A조?
하지만 축구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난 이 말이 참 좋다. 키커로 나선 카라구니스가 엑스맨이 되다니. 페널티킥을 막기에 딱 좋은 코스와 속도, 방향으로 찼다. 이건 '티톤 영웅 만들기' 아닌가. 후반 29분의 상황은 더 아쉽다. 살핑기디스가 돌파 후 역전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그리스에서는 살핑기디스가, 폴란드에서는 티톤이 날아다닌다. 두 선수를 교체투입하지 않았으면 어쩔뻔 했나.

그나저나 전반전에 관망 자세였던 그리스가 후반에는 안배했던 체력을 마음껏 사용하는 것 같다. 어떻게 저렇게 다른 분위기란 말인가. 마지막은 말 그대로 공방전이었다.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찬스가 몇 번 나왔지만 모두 무산됐다. 그나저나 카라구니스는 지친걸까. 다음부터 프리킥은 좀 성의있게 부탁한다. 페널티킥도 못 넣었잖아.

개막전 무승부로 A조는 갑자기 '죽음의 조'가 된 것 같다. 고만고만한 팀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이 될 모양이다. 이 조의 판도는 끝까지 가봐야 알것 같다. 사실 선수 입장에서는 순위가 빨리 결정되는 게 편하다. 축구팬들은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흥미있겠지만 선수들은 순위가 갈려야 다리 뻗고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오늘 경기는 폴란드의 패기와 그리스 패기의 격돌이었다. 패기는 위기 앞에서 금방 꺾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경험 많은 선수의 노련한 운영 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살핑기디스, 당신 몇 살이지? 골이랑 페널티킥 유도 모두 멋졌어!! 오늘 나의 MOM은 당신 몫이야~


글. 싱가포르에서 김대의

[AD]벗겨지지 않아요! 미끄러지지도 않아요! 논슬립 찹쌀 덧신

Today 메인 뉴스
  • print
  • list

 

이슈! 있슈?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