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SS 트위터 페이스북

Home>뉴스>Sport NEST

스포츠 영웅을 보면 손바닥이 생각난다

기사입력 : 2012.10.08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북마크  페이스북 공유  사이월드 공감

ⓒ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
ⓒ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 학문을 연마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 누구나 선망하는 자리다. 대학을 ‘상아탑(象牙搭 )에 비유하는 것은 코끼리의 뽀얗고 긴 어금니만큼 신성하고 귀한 학문의 전당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우리 사회에서 최고의 명예를 인정받고 있는 교수는 연구하는 일과 학생을 가르치는 일 두 가지를 본분으로 삼고 있지만 정작 두 가지 일을 모두 잘 하기란 쉽지 않다. 연구에만 몰두하다가 학생 교육을 등한시 하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 지도에만 신경쓰다가 연구논문 쓰는 것을 소홀히 하는 이도 있다. 그만큼 두 가지 모두 성공적으로 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한국체대 생활체육대학 육조영 교수(48)는 체육학계에서는 교수 직분에 충실한 이로 소문나 있다. 전공분야인 스포츠 마사지에서는 수많은 저서와 논문을 집필했고 잘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자신의 연구실 바로 앞에 전공과목 교실인 스포츠 마사지실을 운영하는 이유도 학생들을 좀 더 잘 지도하기 위한 때문이다. 그의 연구실은 밤늦게 까지 불을 밝히고 학생들과 연구와 토론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성공적인 교수 모델을 보이고 있는 그는 한편으로는 ‘괴짜’교수이기도 한다. 다른 이들이 갖지 못한 색다른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포츠 관계자로서는 드물게 스포츠 영웅 수장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골동품 수집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구와 학생지도 두 가지를 하기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별도의 취향으로 색다른 일까지 하고 있으니 유별나다고도 할 수 있다.

그의 연구실에 들어서면 여느 연구실과는 아주 다르다. 스포츠 영웅의 손바닥을 먹으로 찍은 각종 기념품과 함께 1천년 이상된 골동품, 소품, 여러 장신구 등이 연구실에 가득 들어찼다. 연구실 벽 사방이 연구서적과 함께 오랜 역사의 자취와 손때가 묻어있는 각종 물품으로 빼곡이 들어차 마치 조그만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불상부터 한약방 문갑 등에 이르기까지 수천점이 유리 장식장 등에 전시돼 있다. 연구실 바닥에 장판까지 마련돼 차나 커피를 마시노라면 호젖하게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이다. 골동품 수집은 선대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스스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일이다.

특히 스포츠 영웅 수장작품들은 육조영 교수가 가장 애지중지하는 물건들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망국의 한을 품고 마라톤 금메달을 단 손기정씨를 비롯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등 역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 등에서 한국스포츠를 빛낸 스포츠 영웅들의 손바닥 수장 기념품 들은 한국스포츠사적으로도 귀중한 역사적 보고로 평가받을만 하다. 할리우드 스타나 국내 영화인들에게 손바닥 도장 찍는 것이 영광스러운 의식이듯 스포츠 영웅들의 손바닥 수장 사업도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그가 스포츠 영웅 수장 사업을 하기로 한 것은 오래 전에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딛고 금메달의 위업을 이룬 스포츠 스타들의 모습을 손도장을 통해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면서였다. 스포츠 마사지 전문가로서 우리 몸의 작은 일부분을 이루고 있는 손이 인체의 축소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만큼 온갖 훈련을 이겨내고 자랑스런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힘든 역정이 그대로 녹아있는 스포츠 영웅들의 손을 역사적으로 기록하자는게 그의 당초 생각이었다.



이러한 사업은 사실 체육회나 관계기관에서 해야될 일이지만 그는 소리 소문없이 직접 경비를 들여 먹으로 손도장을 찍고 스포츠 영웅들의 손도장이 찍힌 도자기를 만들었다. 2002년 11월 타계한 손기정씨는 손과 발바닥도 먹으로 찍어 작품으로 남겼으며 대한민국 건국이후 최초의 금메달리스트인 레슬링의 양정모를 비롯해 동하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등 수백명 이상이 참여했다.

스포츠 영웅들의 수장사업을 펼치면서 해프닝도 많았다. 일부에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손도장을 장사속으로 활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도 받았고 바쁜 국제대회 출전 일정속에 선수들에게 시간을 내도록 하는데 적지않은 어려움도 있었다.

오랜 준비와 작업 끝에 지난 2009년 마침내 스포츠 영웅들의 수장사업의 첫 결실이 맺었다. 1936년부터 2009년까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빛을 낸 스포츠 영웅들의 수장작품집을 출간했던 것. 비매품인 스포츠 영웅 수장 작품집은 200여쪽으로 영웅들의 먹으로 찍은 손바닥 사진과 사진 등이 실렸다.

육조영 교수는 “손을 알면 무병장수가 보일 정도로 평소 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스포츠로 국위를 선양한 영웅들의 손을 빌려 그들의 위업을 기리고 싶었다”며 “조금 색다르기는 했지만 스포츠 역사의 자료로서도 큰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글=김학수 한국체대 스포츠언론정보 연구소장)

*상기 글은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운영하는 '스포츠둥지'(www.sportnest.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D] "매일 밤 아내가 보챕니다" 결혼 10년차 남편의 비결은?

Today 메인 뉴스
  • print
  • list

 

이슈! 있슈?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