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돌에 밀려났던 ARI 켈리, 에이스 모드로 팀 내 다승·ERA 1위 질주
입력 : 2020.08.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지난해 나쁘지 않았던 활약에도 '굴러온 돌'에 자리가 위태했던 '박힌 돌' 메릴 켈리(31)가 되려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3:2로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켈리가 6이닝 1실점, 6피안타(1피홈런) 0볼넷 4탈삼진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올해 애리조나의 5선발 보직을 맡고 있는 켈리는 샌디에이고의 1선발 크리스 패댁(24)을 상대로 꿇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 달러(약 3,553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은 중심 타자 매니 마차도(28)도 찬스 때마다 켈리의 싱커에 두 번의 병살타로 물러나며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이 경기로 켈리는 평균자책점을 2.29까지 낮추면서 메이저리그 수준급 선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면, 10일인 오늘 샌디에이고와의 재대결에서 애리조나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31)는 또다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빈타에 시달렸던 샌디에이고는 어제의 아쉬움을 달래듯 범가너에게 4개의 홈런을 퍼부었다. 그중에는 마차도의 연타석 홈런도 포함돼있었다. 허리에 통증을 느껴 2이닝 만에 내려간 범가너는 6실점, 5피안타(4피홈런)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7.04에서 9.35로 크게 올랐다.

올해 초 범가너의 영입으로 선발 자리도 위태했던 켈리의 입지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켈리는 2019시즌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금의환향했다.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켈리는 시즌 시작은 5선발이었지만 에이스 잭 그레인키가 떠난 애리조나 선발 로테이션에서 결국 팀 내 최다 이닝을 소화하고, 최다 승을 기록하는 등 사실상 2선발 노릇을 했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 애리조나가 트레이드 마감 기한에 데려온 잭 갈렌(26), 마이크 리크(32)에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겨울에는 팀이 FA로 나온 범가너를 5년 8,50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켈리의 입지는 매우 좁아졌었다.

하지만 켈리는 꿋꿋이 자신의 공을 던졌고, 그러한 노력에 하늘이 보답이라도 하듯 자연스레 선발 자리가 만들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3선발 리크가 시즌 불참을 선언했고, 5선발 경쟁자였던 알렉스 영(26)이 뚜렷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 직전에야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범가너 - 로비 레이(28) - 갈렌 - 루크 위버(26) - 켈리로 구성된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고 발표했고, 이 소식을 공식 발표 전까지 켈리에게도 알리지 않아 켈리의 기쁨은 배가 됐었다.

이처럼 극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잔류한 켈리는 믿음에 보답하듯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7회 1사까지 노히트를 기록하는 등 첫 등판부터 5선발 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첫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한 켈리는 시즌 초반 강력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도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가면서 반짝 활약이 아님을 입증했다.

현재 켈리는 애리조나가 거둔 6승(10패) 중 2승을 거뒀다. 적은 표본이지만 60경기 체제인 2020시즌은 이미 25%의 일정이 지난 시점이므로 결코 가볍지는 않다. 지난해도 5선발로 시작한 켈리는 끝내 팀 내 최다 이닝을 소화하고, 최다 승을 거둔 이력이 있다. 남은 등판에서도 켈리가 좋은 모습을 유지하며 지난해의 모습을 재현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월 10일까지 애리조나 선발진 성적

1선발 매디슨 범가너(31) - 4경기 0승 3패, 17.1이닝 9.35 ERA
2선발 로비 레이(28) - 3경기 1승 2패, 13.1이닝 9.45 ERA
3선발 잭 갈렌(25) - 3경기 0승 0패, 16이닝 2.81 ERA
4선발 루크 위버(27) - 3경기 0승 3패, 10.1이닝 12.19 ERA
5선발 메릴 켈리(31) - 3경기 2승 1패, 19.2이닝 2.29 ERA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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