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재현된 깜짝 PS 데뷔전' 김광현 승부수, 이번에도 성공 거둘까
입력 : 2020.09.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포스트시즌 데뷔는 항상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9월 29일(이하 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는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나설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했다. 놀랍게도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은 김광현 - 애덤 웨인라이트 - 잭 플래허티였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유력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도 구단의 결정에 "놀랍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쉴트 감독이 밝힌 이유는 "잘 던져서"로 단순명료했다. 김광현은 팀의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즌 도중 선발 투수로 전환해 최종적으로 8경기 3승 1세이브, 39이닝 24탈삼진,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구단의 신뢰를 얻었고, 여러 매체로부터 신인왕 후보에도 거론됐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아직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김광현을 만나본 적이 없다. 또한,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좌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김광현의 깜짝 선발의 이유를 짐작했다. 모두가 1차전 선발로 예상한 플래허티가 3차전으로 밀린 것에 대해서는 "올해 꾸준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고, 웨인라이트에 대해서는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의 실적보다는 당장 좋은 모습을 보인 김광현으로 1승을 노리고, 믿음직한 베테랑 웨인라이트를 통해 확실하게 1승을 노린다는 세인트루이스 나름의 전략인 셈이다.

2007년 창단 첫 우승에 공헌한 김광현은 2018년까지 SK의 모든 우승에 기여했다

이렇듯 '신인' 김광현을 승부수로 둔 것은 세인트루이스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김광현의 신인 시절, SK 와이번스도 그러한 전략을 택했다.

2007년 만 19세의 나이로 KBO 리그에 데뷔했던 김광현은 20경기(13선발)에 나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3.62로 나쁘지 않은 정규 시즌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 시리즈에서는 좀처럼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당시 SK는 케니 레이번, 마이크 로마노, 채병용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3선발에 송은범, 이영욱, 김원형까지 경험 많은 선발진을 보유 중이었고, 신인 김광현은 한국 시리즈에서 1차전 계투로 잠깐 등판하는 정도로만 쓰였다.

그러다 김성근 SK 감독은 4차전 선발로 김광현을 예고했는데, 요행을 노린 깜짝 선발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SK가 1승 2패로 몰린 상황에다 상대 선발 투수는 2007년 정규 시즌 MVP 다니엘 리오스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모두가 두산의 우세를 점친 상황에서 6.1이닝 노히트를 포함해 7.1이닝 무실점,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으로 맹활약하며 승리 투수가 됐고, SK는 분위기를 살려 3연승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그때의 두산처럼 올해의 샌디에이고는 만만치 않다. 팀 홈런 95개(4위), 팀 OPS 0.798(4위) 등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강력한 타선과 든든한 불펜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다크호스로 불리고 있다.

13년 전 깜짝 선발승으로 KBO 리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신인 김광현이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신인으로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은 10월 1일 오전 6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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