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인터뷰] 서상우 “요즘 LG 후배들 너무 잘해…복귀해도 내 자리 없을 듯”
입력 : 2020.10.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등촌동] 김현서 기자= 유니폼 벗은 서상우, 다시 돌아올까?

LG 트윈스의 ‘거포 유망주’로 불렸던 서상우(31)가 지난 2019시즌을 끝으로 프로 무대를 떠났다. 2012년 대졸 선수로 LG에 입단한 서상우는 팀의 거포 부족을 해결할 유망주 가운데 한 명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5시즌, 1군 58경기에서 홈런 6개를 포함해 3할대 중반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팀의 중심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상우’ 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은 수비다. 선수 시절, 제법 임팩트 강한 몇 차례의 수비 실수 장면을 남긴 것이 그 이유다. 불안한 수비는 주전으로 설 기회를 잃게 만들었고 급기야 팔꿈치 부상까지 찾아오면서 서상우는 향후 진로를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는 지난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LG는 선수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임의탈퇴로 마무리했다. 서상우는 다시 돌아올까? 그의 팬이라면 가장 궁금해할 만한 대목이다. 그래서 스포탈코리아가 서상우를 직접 찾아가 물어봤다. 이 인터뷰를 보는 팬들에겐 조금이나마 궁금증이 풀릴지도 모르겠다.



Q : 은퇴(임의탈퇴)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A: 강서구에 위치한 스포츠 재단법인 ‘유더스타’에서 타격 지도를 하고 있다. Q 수비는?(웃음) 수비도 알려주고 싶은데… 잘하지 못해서 펑고만 쳐주고 있다.(웃음) 그리고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유소년 클럽팀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Q : 언제부터 코치 일을 시작했나.

A: 은퇴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유더스타’ 이사님이 아카데미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주셔서 올해 4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Q : 새로운 취미생활은.

A: 현재 하는 일이 선수 시절보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취미로 골프를 치고 있다.

Q: 은퇴 후, 달라진 점은.

A: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야구를 오래 했기 때문에 일반인 친구가 없다. 친한 선수들은 시즌 중이라 만날 시간이 없고… 그렇다고 왕따는 아니다.(웃음)



Q: 현재 연락하고 있는 LG 선수는.

A: (최)동환이와 (채)은성이는 지금도 연락하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의 이름은 이야기하지 않겠다. 나 혼자서만 친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웃음)

Q: LG에 있을 때, 팀 분위기는 어땠나.

A: 군대 가기 전인 2012년도에 1군에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무서운 분위기였다. 이병규 코치님, 최동수 코치님이 선수로 있으셨을 때고 용택 선배님도 계셨고…(대선배들이라서) 마냥 무섭다고 느꼈던 것 같다. 제대 후인 2015년도에 복귀했을 때는 분위기가 좋게 바뀌어 있었고 (김)현수 형이 오고 나서는 더 많이 좋아졌다.

그때 일화를 하나 얘기하자면 현수 형이 LG로 온 첫해에 인사를 했는데 멀뚱멀뚱 나를 보기만 하더라. 알고 봤더니 현수 형은 내가 팬인 줄 알았다고.(웃음)



Q: 선수 시절, 수비 실수가 잦았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A: 변명일 수는 있는데,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대학 졸업할 때까지 포수 말고는 다른 포지션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LG에 입단할 때 외야수로 지명을 받으면서 야수로 전향하게 됐는데 솔직히 너무 어려웠다. (외야수로서) 볼을 던지는 자세나 잡는 방법을 전혀 모르니까 거기서부터 위축되었던 것 같다. 실수도 많아지고. 그래서 내야수로 전향을 했는데 또 다르게 어려웠다. 점점 자신감이 더 떨어졌던 것 같다.

Q: 수비 실수했던 장면을 보기도 했나? (*2015년 9월 1일 넥센전 수비 실책)

A: 솔직히 안 봤다. 밑에 댓글들이 있으니까.(웃음) 어떻게 보면 변명일 수도 있는데 평소에 야구할 때는 렌즈를 낀다. 그런데 그때는 수비 들어가기 전에 오른쪽 렌즈가 빠져버렸다. 투수가 던지는 볼이나 땅볼이 굴러오면 어느 정도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위를 봤는데 하늘이 안 보였다. 그래서 그때 2루 수비를 보던 선수한테 “혹시 플라이볼이 뜨면 네가 무조건 잡아라. 진짜 공이 안 보인다”고 말했는데 진짜 내 쪽으로 온 거다. 짧은 시간 동안 2루수와 눈이 마주쳤지만, 누가 봐도 내 볼이었다. 그래서 잡으려고 글러브를 내밀었는데 볼이 내려오면서 투명하게 보이더라. 결국 왼쪽 뺨에 맞았다.

(우)규민 형이 수비 실책 당시 벤치 상황을 알려줬는데 “너 맞았을 때 양상문 감독님 빼고 다 오른쪽 보고 웃었다”고. 그때 경기에서 진 거로 아는데 감독님 빼고 다 웃으셨다고 하더라.

Q: 가능성을 보였던 타격에서도 어느 순간 부진을 겪었다. 이유는?

A: 2015시즌에 (거포형 타자로는) 몸이 왜소하다고 생각했다. 주전보다는 대타로 많이 나가니까 몸을 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크게 들어서 시즌 끝나고 살을 좀 찌웠는데 그게 화근인지 오른발 아킬레스건에 무리가 왔다. 2016시즌이 끝나고 수술을 하긴 했는데 오른발이 디딤발이다 보니 타격을 할 때 문제가 있었고 그때부터 타격 사이클이 떨어졌던 것 같다.

Q: 선수 시절 본인의 점수를 매겨본다면.

A: 100점 만점에 공격은 35점이고, 수비-주루 등은 0점이라고 생각한다.

Q: ‘서마늘’이라는 별명도 아는가.

A: 알고 있다.(웃음) 그 별명에 대해 기분 나쁘지도 좋지도 않고 그냥 ‘나는 서마늘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Q : 은퇴(임의탈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A: 작년 시즌 중반부터 팔꿈치가 안 좋았다. 검진을 받아보니 오른쪽 팔에 뼛조각이 있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솔직히 나이도 서른이 넘었고. 팀에 (주전) 자리도 없는 상태에서 수술과 재활을 해서 다시 복귀한다고 했을 때 (그동안)치고 올라온 후배들도 있을 거고. 그나마 갖고 있는 장점마저 없어질까 봐 그렇게 판단했던 것 같다.

Q : 만류한 동료들은 없었나.

A: 갑자기 결정한 거라서 동료들에게 미리 말하지는 않았고, 구단과 이야기를 다 끝낸 후에 친한 선수들에게만 말했다.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지만, 당시에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사회에 나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Q : 가족들의 반응은.

A: 가족들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특히 아버지께서 서포트를 많이 해주셨는데… 지금도 많이 아쉬워하신다.

Q : 구단에서 은퇴가 아닌 임의탈퇴로 처리했다. 다시 복귀할 생각은.

A: 요즘 LG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고, 내가 돌아간다고 해도 자리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만약에 복귀한다고 해도 1~2년 만에 나오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는 했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Q : 다른 구단에서 뛰어볼 생각은 해봤나.

A: 구단과 임의탈퇴로 마무리한 후, 황병일 2군 감독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감독님이 다른 팀에 가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시더라. 이미 구단과 얘기를 다 끝낸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잘 이야기하고 마무리했다. 그때 당시에는 조금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 나와서 보면 LG에만 있다가 나오기를 잘한 것 같다. 현재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부모님들이 LG 팬이라고 해서 많이 오신다. 한 팀에만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A: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는데도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았던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 올해 LG가 야구를 엄청 잘하고 있으니까 가을에 꼭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팬들과 함께 응원하겠다.


영상 촬영, 편집: 김형준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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