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웨인라이트-몰리나가 김광현 MLB 연착륙 도운 방법은?
입력 : 2020.10.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김광현(32)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애덤 웨인라이트(39)와 야디에르 몰리나(38,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도왔는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김광현은 자신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도운 웨인라이트와 몰리나에 감사함을 나타냈다.

올해 김광현과 대부분의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몰리나인 만큼 몰리나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었다. 김광현은 그런 몰리나를 자신의 좋은 성적을 가능케 한 은인으로 여겼다.

"몰리나는 제가 공을 잘 던질 수 있도록 해준 첫 번째 은인이다. 그는 투수를 정말 편하게 해준다"고 말을 꺼낸 김광현은 몰리나만의 포수 리드 특징을 설명했다. 김광현에 따르면 몰리나는 타자가 못 치는 공을 요구하는 포수가 아니라 투수가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요구하는 스타일이었다.

김광현은 "이런 포수가 한국에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하면서 "상대 타자의 성향은 전력 분석 데이터만 봐도 나온다. 하지만 투수가 자신 있어 하는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은 투수에 대해 연구하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그런 것을 눈여겨보고 던지게 하는 것 자체가 좋은 포수라 생각한다.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몰리나가 경기 내적으로 큰 도움을 준 은인이었다면, 웨인라이트는 경기 외적으로 큰 도움을 준 은인이었다.

올해 초,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이 심해지면서 메이저리그는 개막이 연기됐고,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귀국을 허가했다. 김광현은 자칫 미국 입국이 막혀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을 대비해 남기로 결정했고,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홀로 남은 김광현에게 베테랑 웨인라이트를 개인 훈련 동료로 붙여줬다.

김광현은 자신과 함께 숙소 생활을 했던 통역과 개인 훈련으로 끈끈해진 웨인라이트에 다시 한번 감사를 나타내면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재밌는 얘기도 나왔다.

당시 미국은 코로나 19를 이유로 야구장은 물론이고, 웨이트 트레이닝룸과 같은 훈련 시설, 동네 공원조차도 폐쇄했고, 김광현은 웨인라이트의 집 마당에서 캐치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웨인라이트네 집 마당이 넓어서 50m 캐치볼까지는 가능했다. 그러다 아무도 없는 공원에 들어가 몰래 80m 캐치볼도 해봤다. 웨인라이트의 팬이었던 보안관 덕분이었다"며 소소한 에피소드를 풀어놨다.

그렇지만 그런 훈련에도 한계가 있었고, 김광현 역시 올해의 아쉬운 점으로 훈련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해 몸상태를 100% 끌어올리지 못한 것을 꼽았다.

스스로 올해 성적을 "기자회견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었다. 발만 담가 본 시즌같다"고 얘기한 김광현은 정상적인 내년 시즌을 기대하면서 몸 상태를 완벽히 준비할 뜻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광현이 몰리나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년 계약에도 긍정적인 웨인라이트와 달리 몰리나는 2년 계약을 원하고, 합의가 되지 않을 시 타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뜻 역시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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