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WS 우승에 감격의 눈물' 커쇼, 데뷔 13년 만에 모두 이뤘다
입력 : 2020.10.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클레이튼 커쇼(32, LA 다저스)가 데뷔 13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늘 공허했던 마음 한 켠도 완벽히 메웠다.

지난 10월 28일(이하 한국 시간) 커쇼는 고향인 텍사스주에 위치한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미 5차전 승리 투수로 제 몫을 다한 커쇼에게 남은 건 팀 동료들을 믿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경기 후반, 혹시 모를 등판에 대비해 더그아웃이 아닌 불펜에서 동료들과 함께했고, 자신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불펜에서 지켜봤다.

탬파베이의 마지막 타자 윌리 아다메스가 훌리오 우리아스의 3구째를 그저 바라본 순간, 커쇼는 두 손을 하늘로 뻗어 하늘에 먼저 감사의 뜻을 나타낸 뒤 곧 필드로 뛰어나가 포효했다.

2006년 1라운드 7번으로 다저스에 입단한 커쇼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리그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정규 시즌 통산 357경기 175승 76패, 2,333이닝 2,526탈삼진, 평균자책점 2.43으로 명예의 전당 첫해 입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커쇼였지만, 유독 포스트시즌에서는 약한 모습이었다.

2013년부터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를 제패한 팀 덕분에 커쇼는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었고, 올해 전까지 15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치렀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때도 있었지만 우승에는 실패했고, 커쇼 역시 매번 결정적인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에이스라는 부담에서 한 걸음 물러난 커쇼는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월드시리즈 이전 세 번의 시리즈에서 모두 2선발로 등판했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를 제외하면 모두 퀄리티스타트로 제 몫을 했다.

그리고 세 번째 찾아온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다시 한번 1선발의 중임을 맡았고,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으로 월드시리즈 통산 2승째를 거뒀다. 5일 뒤에는 시리즈 동률로 중요해진 5차전에서 5.2이닝 2실점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커쇼에게 막중한 부담감도 조급함도 찾긴 어려웠다. 중압감을 털어버린 커쇼는 본인의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승(4승)을 기록했고, 월드시리즈 2승으로 팀 우승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 역시 37경기 13승 12패, 189이닝 207탈삼진, 평균자책점 4.19로 좋아졌고, 많은 이들이 뒤늦은 커쇼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커쇼는 자신의 트로피 진열대에 우승 반지를 채워 넣는데 성공했다

우승 직후 커쇼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과거는 신경 안 쓴다, 지난해에 무슨 일이 있었든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전부 신경 쓰지 않는다. 2020년 다저스는 우승했다. 그뿐이다. 정말 기분이 좋다"라며 무언가에서 해방된 우승 소감을 남겼다.

미국 ESPN에 따르면 커쇼는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가장 많은 시리즈(19시리즈)에 출전한 메이저리그 선수다. 커쇼 다음으로 많이 걸린 선수는 팀 동료 켄리 잰슨(33, LA 다저스)의 16시리즈였다. 또한, 지난해 맥스 슈어저(36, 워싱턴 내셔널스)에 이어 커쇼마저 우승하면서 사이영 상 3회 이상을 수상한 선수는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데뷔 4년 차부터 사이영 상 3회(2011, 2013, 2014), 리그 MVP 1회(2014), 골드글러브 1회(2011), 투수 3관왕 1회(2014) 등 투수로서 받을 수 있는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던 커쇼는 데뷔 13년 만에 선수 경력의 마지막 남은 한 조각이었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몇 년 뒤 자연스레 채워질 명예의 전당 동판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CUT4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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