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인 또 없습니다' NC 첫 우승 이끈 루친스키, 알뜰살뜰 주위도 챙겨
입력 : 2020.1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처음과 끝에는 외국인 에이스 드루 루친스키(31)가 있었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NC는 두산에 4-2로 승리했다.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NC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한국시리즈 우승마저 달성하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NC의 첫 우승을 향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보름 넘게 실전을 치르지 못한 타자들의 타격감도 문제였지만,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선발 투수진도 큰 문제였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이동욱 NC 감독은 유독 다음 경기 선발을 공개하기 꺼렸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밝힌 바에 따르면 2선발 마이크 라이트와 3선발 구창모의 좋지 않은 몸 상태가 원인이었다. 올해 왼쪽 팔뚝의 미세 골절로 두 달 넘게 휴식을 취한 구창모와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린 라이트의 몸 상태는 한국시리즈 직전까지도 불안 요소였다. 여기에 4선발로 낙점된 송명기 역시 어린 나이와 적은 경험 탓에 확신을 주지 못하는 상태였다.

결국 확실한 선발 카드는 루친스키뿐이었고, 루친스키는 1차전 - (3일 휴식) - 4차전 - (2일 휴식) - 6차전 총 3번을 나와야 했다. 오랜만의 실전에 적은 휴식일을 갖고 등판한 만큼 최고의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1차전에서는 3루수 박석민과 포수 양의지의 실책이 있긴 했지만 3실점(1자책점) 하며 쑥스러운 첫 승을 챙겼다. 5.1이닝 동안 내준 5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은 분명 아쉬웠다.

첫 승 과정이 민망했다면 3일 휴식 후 등판한 4차전에서의 투구 내용은 완벽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이동욱 감독은 "2승 2패를 만들지 못하면 어렵다고 판단해 뒷경기를 생각하지 않고 루친스키를 썼다"는 이유로 시리즈의 분수령으로 4차전 루친스키의 투입을 꼽았다.

4차전 NC가 2-0으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서 등판한 루친스키는 실책으로 인한 출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이때의 상황에 대해 루친스키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앞에서는 양의지가 블로킹을 열심히 해주고, 뒤에서는 야수들이 열심히 해주는데 내가 못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열심히 던졌다. 책임감을 갖고 했을 뿐"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6차전 데일리 MVP를 수상한 루친스키

이틀 휴식 뒤 등판한 6차전에서는 또 한 번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2회 2사 만루, 4회 무사 2, 3루는 자칫하면 선취점뿐 아니라 대형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했고, 5이닝 무실점으로 또 한 번 승리 투수가 됐다.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며, 3경기 2승 1세이브, 13이닝 10탈삼진,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한 루친스키는 기자단 MVP 투표 총 80표 중 33표를 받았다. MVP 양의지에 3표 모자란 2위였다.

뛰어난 활약에도 루친스키는 함께 호흡을 맞춘 양의지에 공을 돌렸다. MVP 수상 불발에도 "누가 받든 상관없었지만, 속으로는 당연히 양의지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떤 루친스키는 "양의지는 멋진 사람이다. 상대를 잘 아는 선수라 믿고 따랐다. 팀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항상 먼저 일어나 리드하는 양의지가 참 좋다"며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1년간 선수단을 챙긴 구단 직원들에 대한 공로도 잊지 않았다. 루친스키는 "NC의 창단 첫 우승을 함께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함께 일한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리길 바랐다.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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