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한국 대통령실, 멍게 수입 요청하자 영상촬영 제지”
입력 : 2023.03.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일본 언론 “한국 대통령실, 멍게 수입 요청하자 영상촬영 제지”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당시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이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이 일본 측의 영상 촬영을 제지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2일 잔했다.

마이니치는 이날 고가 고(古賀攻) 전문편집위원의 '미묘한 한일의 온도차'라는 제목의 칼럼을 신문 2면에 싣고 윤 대통령의 방일 기간 동안 일본 정계 지도자들과의 접견 대화 내용을 일부 보도했다.

고가 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으로부터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받았다"며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 정권은 정면으로 대처하는 것을 피해 온 경향이 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절차에 따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고가 위원에 따르면 미야기현 연안 바다에서 잡히는 멍게는 김치 재료용으로 70% 정도가 한국에 수출되고 있었지만, 한국 정부는 원전 사고의 영향을 우려해 수입금지를 계속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직접적인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고가 위원은 "대통령은 (멍게 수입)재개에 긍정적인 것처럼 들린다"고 전했다.

고가 위원은 "그러자 대통령실 직원이 일본 측에 동영상은 찍지 말아 달라며 (대화를)주고받는 촬영을 제지했다"며 "대일(對日) 유화와 원전 사고 양쪽에 과민한 좌파를 자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훼손된 양국 관계를 수선하는 외교 게임의 1막"이라고 비유하면서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한일 정상에게는 각 저항세력을 설득할 2막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완고한 '혐한(嫌韓)' 우파, 한국에서는 격정적인 '반일(反日)' 좌파다. 그래서 원래 둘은 공투(共闘·공동투쟁)관계에 있다"고 꼬집었다.

고가 위원은 "한국 좌우 양파의 싸움은 치열하다"며 "다만 양파가 유일하게 손잡을 수 있는 카드로 '반일'이 있다. 이명박이나 박근혜 같은 과거 보수정권도 상황에 따라 썼다. 국내용으로는 질 줄 모르는 강력한 정치카드이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에 윤 대통령은 반일로 좌파에 영합하지 않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얻은 국익을 따지자 한일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 가장 왕래가 잦은 나라 간 교류로 얻는 이익이야말로 국익이라고 잘라 말했다"는 점을 들었다.

고가 위원은 "대조적으로 리스크를 취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기시다 총리"라면서 "역사인식에 대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무심코 말해 내용물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민당에서 가장 우파 성향의 의원들이 한국 측의 제안에 대해 '과잉 평가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고 있었고, (기시다)총리는 합의에서 자신에게 비판이 향하지 않는 것을 우선시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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