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1개에 1700만원' 스미스-'안타 1개에 9000만원' 오그레디 방출...한화, 외인 농사 흉작에 눈물
입력 : 2023.06.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한화 이글스가 개막한 지 2달 만에 외국인선수 2명을 교체했다.

한화는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지난 4월 19일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를 방출한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두 번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로써 한화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개막 2달 만에 모두 소진하게 됐다.

지난해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스미스와 오그레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프로야구(NPB) 출신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한화는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두 선수가 KBO리그에서 활약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입단 당시 우려했던 점이 모두 현실로 드러났다. 일본 시절에도 부상 문제로 세이부 구단의 속을 썩였던 스미스는 개막전 단 한 경기 만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손혁 단장은 시즌 전 스미스의 건강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검진을 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개막전에서 2⅔이닝 3피안타 1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단 60구를 던지고 떠난 스미스는 100만 달러 계약 중 80만 달러(계약금 10만, 연봉 70만), 10억 5,712만 원을 보장받는다. 공 1개당 약 1,762만 원을 번 셈이다.

2개월을 버틴 오그레디는 역시 우려했던 타격 정확도가 걸림돌이 됐다. 그는 1군에서 22경기 타율 0.125(80타수 10안타) 8타점의 초라한 기록만 남겼다. 86타석에서 삼진만 40개를 당했고 볼넷은 5개에 불과했다. 기대했던 홈런은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뛰면 뛸수록 팀에 마이너스가 됐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STATIZ 기준)은 전체 최하위에 머물렀다.. 오그레디는 총액 90만 달러(연봉 70만, 인센티브 20만) 계약을 맺었는데 70만 달러, 약 9억 2,600만 원의 보장 금액을 고려하면 안타 1개당 약 9,260만 원을 가져가게 됐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개막 2달여 만에 크리스 카펜터, 닉 킹험 2명의 외국인 투수를 부상때문에 일찌감치 교체해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있는 외국인 선수를 또다시 선택해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스미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리카르도 산체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5월 11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산체스는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90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산체스가 등판한 4경기에서 한화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오그레디를 방출하면서 새 외국인 타자를 조속히 팀에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현재 47경기 17승27패3무, 승률 0.386으로 9위에 머물러있지만, 공동 5위(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와 게임 차는 5경기로 충분히 중위권 경쟁을 노려볼 만하다. 한화가 스미스, 오그레디 외인 농사 흉작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외국인 타자를 데려올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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