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SS 트위터 페이스북

Home>뉴스> 해외파> 박주영(셀타 비고)

[달콤한축구] 환하게 웃는 박주영을 보고 싶다

기사입력 : 2012.08.04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네이버 북마크  구글 북마크  페이스북 공유  사이월드 공감


[스포탈코리아] 홍명보호가 런던올림픽에서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조별리그를 무패(1승2무)로 통과하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 단계는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새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남은 경기는 최대 3경기. 2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면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신기루 같았던 그 꿈은 다가오는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현실화할 가능성이 무척 커진다.

그리고 어김없이, 박주영을 떠올린다. 축구계에서 금언처럼 여겨지는 명제 중에 '위대한 천재가 결국 우승을 이끈다'는 말이 있다. 축구는 팀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운동이고 홍명보 감독도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리그 경기와 달리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토너먼트에서는 결국 특출난 선수 한 명이 승리를 끌어내는 경우가 많다. 긴장감과 압박이 높은 경기에서 스스로 공간을 확보해 골을 넣는 선수가 팀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영국 축구전문기자 사이먼 쿠퍼의 칼럼을 참고할 만하다. 그는 월드컵에서의 우승은 개인이 일궈내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단판 승부에서는) 여유롭게 뛰는 선수도 없고 게으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없으니 공간이 얼마 나지도 않는다. 결국 한 명의 천재가 단 몇 센티미터의 공간을 스스로 만든다. 아무리 전술이 확실한 팀이라도 천재성이 빛나는 토킥 골, 여섯 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넣는 골은 막을 수 없다"고 했다. 그 예로 2002 월드컵 당시 호나우두의 득점 장면을 복기하면서 브라질이 월드컵 최다 우승국인 이유를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브라질에는 호나우두처럼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시 올림픽 얘기로 돌아오자.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반드시 승패가 갈리는 경기다. 득점없이 비겨도 승점을 확보할 수 있었던 조별리그와 달리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점하지 않기 위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짜더라도 누군가는 골을 넣어줘야 승리할 수 있다. 조별리그에서처럼 단단한 팀워크로 짠물 수비를 펼치고, 엄청난 활동량으로 중원을 장악하더라도 결국 문전에서의 마무리가 승패를 가른다. 단판 승부에서는 해결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박주영이 해결해줘야 한다.

왜 박주영이어야 할까. 한국에서 가장 창조적인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역대 최강 전력이라고 평가받는 현재의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으로는 독보적이다. 홍명보 감독이 논란 속에서도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선발한 이유다. 조별리그에서의 박주영은 기복을 보였다. 멕시코전에서는 다소 부진했고 스위스전에서는 골을 넣었다. 가봉전에서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거나 기회를 포착하는 움직임이 좋았지만, 특유의 파괴력과 폭발력이 예전만 못했다. 체력적으로도 아직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박주영을 포기할 수 없다. 한국의 공격수들이란 곧 세계 무대를 향한 한국 축구의 한계이자 가능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성장하는 만큼 한국 축구가 발전했고, 그들이 벽 앞에서 멈춰설 때마다 한국 축구도 정체했다. 과거에는 최순호, 황선홍, 이동국에게 그 희망을 품었고 지금은 박주영에게 투사하고 있다. 개인에게는 중압감이 될 수도 있지만, 그 부담과 책임을 감당하는 것 또한 한국 스트라이커들의 숙명이다. 박주영이 선배들과 다른 점이라면 그 부담감을 '즐기는' 법을 일찌감치 터특한 것이었다. 그러니 어려움을 극복하고 특유의 냉정한 킬러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하는 것이다.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박주영은 이번 올림픽팀에 합류하면서 "축구를 하는 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함께 했던 동료들과 다시 한번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심신이 고달팠을 그에게 올림픽팀은 '힐링캠프'일 것이다. 이왕이면 경기장에서도 자신감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8강전에서의 득점활약이라면 더 좋겠다. 그래서 박주영이 갖고 있을 부담감을 털어내고, 지켜보는 이들도 모두 함께 행복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주영이 다시 한번 경기장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글. 배진경 기자
사진. 이연수 기자

Today 메인 뉴스
  • print
  • list

 

이슈! 있슈?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