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신인 박소담 ''즐겁지 않은 순간 없었다''(인터뷰)②
입력 : 2015.1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배우 박소담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박소담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올해의 신예로 박소담(24)을 꼽는 데 주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이 젊은 여배우는 올해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베테랑', '사도'에 연이어 나와 관객의 시선을 붙들었고 스산한 11월 '검은 사제들'로 대박을 쳤다. 머리를 빡빡 밀고 귀신에 들린 채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무시무시한 대사를 내뱉는 소녀의 모습에 500만 관객이 경악했다. 어느덧 예쁘게 자라난 쇼트커트 헤어로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는 그녀는 쉼 없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렛미인'의 뱀파이어 소녀 역할이다. 연극 연습에 매진 중인 그녀에게 올해는 어떻게 기억될까.

-올 한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년 2월 졸업하고 지금까지 쉬지 않고 2년을 많은 고민도 하고 감독님도 만나고 바쁜 2년을 보냈다. 그것들이 다 관객분들 앞에 선보이게 되면서 저라는 존재 자체를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다. 새로운 한 발을 내딛는 시작하는 마음이다. 2016년 연기를 시작하는 연극 무대로 직접 관객을 눈 앞에서 만날 예정이라 떨리기도 하고 감사하다.

-연극무대라니 의외의 선택이었다.

▶처음 연기를 배운 게 연극 무대였다. 학교에서만 4편을 했다. 기회가 되어 영화에 나왔을 뿐 20살까지만 해도 제가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익숙한 연극 연습 또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기쁨이다. 좋은 작품으로 큰 무대에 설 기회가 있다고 해서 오디션 공고를 봤고, 뱀파이어 역할이라는 게 또다시 호기심을 자극해 도전하고 싶었다. 큰 무대에 서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

-귀신들린 소녀에 이어 뱀파이어다.

▶피와 제가 좀 인연이 있나, 붉은 에너지가 좀 있나보다.(웃음) 취향이 작용한 건 아니다. 무서운 것도 못 보고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나 괴기스러운 걸 싫어한다. 그런데 그것들을 하고 있다. 남이 하는 걸 보는 건 무서웠는데 직접 하니 재미있어 신기했다. 내가 이런 걸 즐기고 있다니.

-반면 공식석상 등에선 화이트 의상을 주로 입어 인상적이었다.

▶올 한해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뵙지만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지금은 제 얼굴, 많은 감독님이 이야기해주신 도화지 같고 앳되고 말간 20대의 느낌을 조금 더 깨끗한 이미지로 보여 드리고픈 마음도 있었다. 그런 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색깔이 흰색 같았고, 뭔가 시도하기에 좀 이른 점도 있다. 머리가 짧아지니 흰색이 더 잘 어울린다고도 하신다.

배우 박소담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박소담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올해 가장 떨렸던 순간이 있다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일 것이다. 굉장히 오래전 일 같은데 얼마 안 지났다. 제 첫 레드카펫이었는데 비에 강풍에 비행기도 못 뜨고 여러 걱정이 많았다. 치마가 훅 날려 당황하기도 했다.(웃음) 그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풀세팅을 하고 서는 것이 처음이었다. 레드카펫이 길다고 해 더 걱정이었다. 저걸 걸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해야 하고 어떻게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런데 한 발을 내딛는 순간 양쪽에서 제 이름을 불러주시며 환호해주시더라. 그 덕분에 떨지 않고 '감사합니다' 계속 인사하며 그 길을 지났다. 저를 모르실거라 생각했는데 환호를 받으니 기분도 좋았다. 행복했다.

-'경성학교'는 박소담을 주목하게 한 첫 작품이다.

▶작년 5월 오디션을 봤다. 그 달에 오디션을 19개를 봤는데 다 떨어졌고, 내가 연기를 해도 되나, 내게 자질이 있는 건가 고민고민했던 시기였다. 이전까지 행복하게 연기해 왔는데 그 땐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그 때 이해영 감독님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믿고 맡겨주셨다. 해낼 수 있었던 건 감독님의 섬세함과 끊임없는 칭찬, 북돋워주신 용기 덕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 열정이 생기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은 작품이었다. 당시 제게 많은 믿음을 끝까지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이준익 감독의 '사도'에도 나왔다.

▶시기적으로는 '베테랑'을 먼저 찍었다. 5회차도 안 됐었다. 대사도 없고 작은 역할이었는데 임팩트 있어서 감독님께서 '앳된 얼굴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맡겨주셨다. 그렇게 많은 대선배님들을 한 자리에서 만난 스케일이 큰 영화는 처음이었다. 굉장히 떨렸다. 제가 정말 복을 받았다. 작은 역할인데도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고 알아봐주시더라. '사도' 오디션에서는 이준익 감독님이 '네가 조선의 눈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떨고 있었는데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문소원의 표독한 모습을 어느 정도 해야 할지 몰라 다양하게 테이크를 갔었다. 내게도 저런 모습과 표정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김윤석 강동원과 함께 한 '검은 사제들'로 방점을 찍었다. 특수분장을 압도한 느낌이었다.

▶특수분장은 아침마다 1시간 반씩 받았다. 영화에선 눈동자 색만 CG처리를 해 주신 것이다. 친한 친구가 영화를 보고 나서 꿈에 제 입이 계속 나왔다고, 너무 무서워서 주기도문을 외웠다고 하더라.(웃음). 그 뒷부분을 저 혼자 했다고 할 수 없다. 두 선배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선배님이 주시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저도 내뿜을 수 있었다. 배려도 받았다. 덕분에 악몽 한 번 꾸지 않고 연기 할 수 있었다.

죽기 전까지 이런 역할을 안 해보고 끝날 수도 있는데 이런 연기를 20대에 해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복인 것 같다. 저는 재미있게 찍었다. 결과도 좋고 하니까 더 기분이 좋다. '검은 사제들' 때문에 또 숏컷을 하는 것도 좋다. 여배우들 머리길이가 중요해 쉽게 자를 수가 없지 않나. 여러가지로 감사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2015년이 정말 뜻깊은 한 해다.

-주목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할 텐데.

▶'검은 사제들'에서 제가 강한 역할을 하고 난 뒤에 많은 분들이 그런 모습까지 사랑해 주시면서 관심을 주셨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검은 사제들'에서 두 선배님들 함께하면서 배우로서 관객에게 보답해야 하는 책임감이랄까 태도를 보고 배울 수 있었다. 그 부담감을 책임감을 가지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쉴 때 오히려 많은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계속해서 제게 많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주면서 단련하고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더 단단해졌겠다.

▶고민을 하긴 했지만 제가 연기를 나는 그래도 연기를 계속해서 하고 싶구나하는 생각은 멈추지 않고 했다. 너무나 하고 싶은데 내가 얼마나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인 것 같아서,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켜봐 달라고 고집부려가며 해 왔다. 즐겁지 않았던 순간은 없었다. 계속해서 달려올 수 있었다. 이 일은 남이 시켜서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즐겁지 않으면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즐겁고. 앞으로도 내가 더 즐겁게 즐기며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번외로, 쌍꺼풀 수술 하면 안되는 연예인으로도 뽑혔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다들 하지 말라고 한다. 쌍꺼풀수술 하고싶다 생각한 적 한 번도 없다. 눈이 큰 사람도 있지만 작은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지금 이 작은 눈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