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신공…성남 지독한 무승행진
입력 : 2012.03.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한국판 갈락티코(은하수 군단) 성남 일화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성남은 21일 텐진 테다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을 기록하는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2009년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슬로우 스타터’로 뒤늦게 발동이 걸린 팀 스타일이라 위안을 삼기엔 최근 경기력은 문제를 제기할 만하다. 3일 전북 현대와의 K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6득점하고 10실점했다. 경기당 2골에 해당하는 실점으로 2010년 아시아를 제패하고 2011년 프로-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고 팀으로 거듭난 팀의 시즌 성적표라고 믿기 어렵다. 성남의 문제점을 진단해본다.

#1. 스타 영입에 의한 개인주의
신태용 감독 입에서 나온 성남의 근본적인 문제다. 성남은 2009년부터 모기업의 지원 축소에 따라 팀 주축 선수를 잃으면서 궁핍한 생활을 했다. 오히려 당시에는 없는 살림에 헝그리 정신을 발휘하고자 단결심을 발휘해 우승트로피를 모았다. 하지만 올 시즌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윤빛가람, 한상운, 요반치치, 이현호, 김성준 등을 영입한 뒤로는 통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이 제각각 플레이 한다. 신태용 감독은 이런 현상이 2000년대 초중반 레알 마드리드와 뉴욕 양키스와 같은 부자 군단에서 드러난 개인주의 때문이라 여기고 선수들에게 “자기 자신이 잘하려고만 하면 어떡하냐. 팀을 위해 뛰자. 큰 그림을 그리자”고 당부했다. 텐진전에선 많이 개선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2. 단순한 공격 패턴..F4 화력 실종
팀 플레이가 잘 안되다 보니 골잡이들이 불협화음을 낸다. 1월 아시안 챌린지컵에서 경기당 5골을 터뜨리며 우승한 그 선수 구성인데도 개막 후 삐걱거린다. 라데 조카 요반치치는 최전방에서 몸싸움을 제외한 공격수로서의 활약이 미비하고, 에벨톤, 에벨찡요, 한상운 등 2선 공격수는 상대 수비를 허물 파괴력을 보이지 못한다. 특히 한상운은 왼쪽 측면에서 정적인 활약에 그치고 있어 ‘F 4’의 화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남의 공격은 수비와 미드필드 진영에서 최전방으로 전진패스를 찌르고 패스를 받은 공격수가 주위 동료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한 뒤 공간을 찾아 뛰어 들어가는식의 단순한 패턴에 그치고 있다. 패스의 속도와 선수의 발 빠르기가 상대 수비를 뒤흔들 만큼 빠르지가 않다는 게 문제다.

#3. 반복된 실수와 불안한 수비
팀 플레이로 대변되는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공격뿐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예를 들어 A 선수가 공을 소유하면 인근에는 B 또는 C 선수가 항시 대기하고 있어야 공을 뺏기지 않고 공격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성남은 선수들간에 호흡이 원활하지 않다. 동료를 이용한 장면은 드문드문 나온다. 신태용 감독이 언급한 개인주의가 이런 폐해를 만들었다. 텐진전에서 에벨찡요는 한상운을 향해 두 차례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복해서 실수를 한 탓에 수비의 부담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수비 진영에서 미드필드 또는 수비수가 패스 미스를 범하면 그 다음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그나마 사샤가 육탄방어하고 하강진이 선방쇼를 펼치는 덕에 한 숨을 돌린 경기가 꽤 있다. 팀 플레이가 개선되고 윤영선 또는 임종은이 사샤의 파트너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쳐야 선수단은 시즌 초 위기를 극복하고 승승장구 할 수 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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