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투명 경영 위해 도입하는 FFP는 무엇인가
입력 : 2014.04.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성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22개팀(클래식 12팀, 챌린지 10팀)의 선수 연봉을 공개했다.

지난해 팀 별 국내 선수 연봉 총합을 공개한 연맹은 올해 외국인 선수 연봉 총합, 국내외 선수 연봉 상위 1~3위 선수의 연봉(추정치)도 추가로 공개했다. 이는 연맹이 리그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유럽축구연맹(UEFA)서 실시하고 있는 재정적 페어 플레이(Financial Fair Play, FFP)를 도입하기 위한 출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봉 공개로 인해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FFP는 무엇일까. 쉽게 말하자면, 수익으로 얻은 만큼의 돈만을 투자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UEFA는 지난 2009년 655개 유럽 구단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유럽 상위 리그 팀들이 약 12억 유로(약 1조 7,2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사실을 발견, 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에 2010년 FFP 규정이 발의되어 통과되었고, 유럽클럽협회가 승인하며 발효됐다.

처음부터 모든 구단들이 수익을 기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UEFA는 2011년 6월 1일부터 2013년까지의 심사 기간 동안 4,500만 유로(약 644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구단에게만 UEFA 주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고,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시즌 동안의 3년 간도 똑같은 규정으로 구단들을 심사한다.

이후 2018/2019시즌부터 3년간의 적자 폭은 3,000만 유로(약 429억원)로 설정, 적자 한도 금액을 점차 축소하여 단계적으로 적자가 나는 팀들에 대한 유럽대항전 출전 허용을 줄여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FFP의 급작스러운 국내 도입은 가뜩이나 연봉 공개로 얼어붙은 K리그에 대한 투자를 더욱 위축시키는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수익 구조가 불확실한 K리그로선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가장 많은 지출 내역 중 하나인 선수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고, 적자 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부담으로 인해 섣부른 투자도 하기 힘들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K리그로선 무조건적인 FFP 도입을 외치기보다는 구단의 가장 큰 지출 중 하나인 선수 인건비에 대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국내외 프로스포츠들의 선수 연봉 규정을 잘 살펴본 후 국내 실정에 맞게 변화를 꾀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농구는 현재 샐러리캡이라는 제도로 선수들의 연봉을 조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또한 미국 메이저리그선 샐러리캡이 선수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사치세’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는 특정 구단의 선수 독점을 막기 위해 한 팀서 일정 기준의 연봉 총액을 넘어설 경우 넘어선 비용에 대한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메이저리그선 이를 통해 거둬들인 돈으로 선수 복지 증진과 메이저리그 산업 성장 펀드 등 리그 전반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항상 처음은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일단 시작을 하기로 했으면, 그에 맞는 신중한 출발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앞으로 연맹 실무진과 K리그 구단들은 머리를 맞대고 K리그 실정에 맞는 FFP에 대한 절묘한 해법을 찾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