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응원 자제 요청에도...‘비매너’ 베이징의 응원
입력 : 2014.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분명 사전 공지를 통해 응원 자제 요청을 했다. 그것도 친절하게 중국어로 말이다. 그러나 중국 베이징 팬들은 응원을 자제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서울은 23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베이징 궈안과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강승조, 윤주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한 서울은 승점 11점, 조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전. 결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지만 서울의 팬들은 조용했고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평소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열정적인 응원으로 가득한 곳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평소처럼 엄청난 환호와 응원가는 없었고 대신 팬들은 조용히 선수들에 박수를 보냈다. 또한, 서울 서포터 석에는 서울을 응원하는 현수막 대신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현수막이 자리했다.

홈 팀 서울의 팬들은 숙연했고 조용했다. 그러나 막상 손님인 베이징 팬들은 응원을 자제할 생각이 없었다. 전광판을 통해, 그것도 친절하게 중국어로 응원 자제를 부탁했지만 10분이 지난 후부터는 베이징 팬들의 응원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물론 평소에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던 중국 팬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자제하는 모습은 있었고 얌전한 편이었다. 그러나 몇몇 중국 팬들은 경기 도중 응원가를 불렀고 이후 수차례의 걸쳐 응원전이 펼쳐지는 모습이었다.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전 구단을 통해 응원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했고 전광판을 통해서도 충분한 설명을 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을 갈수록 중국 팬들의 응원은 더욱 거세졌고 때로는 거센 야유까지 퍼부었다.

호주의 멜버른 빅토리 그리고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와는 달랐다. 두 팀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지만 베이징은 그렇지 않았다. 스스로를 대국이라 부르는 중국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결국은 서울은 승리했고 베이징은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베이징은 결과와 매너에서 모두 진 것이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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