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림 반도 클럽 병합..‘진실 혹은 거짓’
입력 : 2014.08.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러시아가 크림 반도의 프로 축구단을 자국 리그에 병합했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지난 1일(한국시간) 크림반도에 위치한 세바스토폴, 젬추지나 얄타, 타브리아 심페로폴 등의 3개 구단을 러시아 프로축구 리그에 편입시켰다고 알렸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축구협회는 “러시아가 월권행위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러시아가 스포츠 분야에 민감한 정치적 문제를 개입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축구판에 대한 정치권력의 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도움을 내민 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미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의 병합을 선언했다. 크림 주민들 또한 지난 3월 투표를 통해 러시아 영토로 편입을 결정했다. 이미 러시아가 실효적으로 크림 반도를 지배하고 있기에, 원칙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이 ‘진실'이다. 이미 올해 초 ‘세바스토폴’, ‘타브리야’등의 클럽등은 우크라이나 프리미어 리그를 탈퇴할 예정이라고 밝힌 적 있다.

물론 정치적인 문제를 논외로 하더라도, 논란거리는 있다. 축구팬들은 러시아리그로 병합된 세 팀이 클럽들이 3부 리그로 합류한 것에 대해 의아함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클럽들이 갖춰야 하는 조건과 부합하지 않는다.

구장 여건이 문제다. 러시아 프리이러리그 클럽들은 최소 '1만 관중'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세바스토폴’의 경우는 5.000여석이 갓 넘는 소규모 구장을 갖고 있다.

외국인 구성 비율도 문제다. 두 클럽이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 편입하게 될 경우, ‘외국인 용병 제한법’에 어긋나게 된다. 러시아 축구협회의 규정에 따른 외국인 선수는 말 그대로 러시아 국적이 아닌 선수인데, ‘세바스토폴’에는 단 한명의 러시아 선수도 뛰지 않는다. ‘타브리야’에는 소수의 러시아 선수들이 소속돼있지만, 기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 자국인들이었던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러시아로 귀화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이유에 러시아 축구협회는 구장의 리모델링, 스폰서 다원화 등의 방안을 모색했지만, 기존 클럽들의 반발이 심했다. 러시아 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크림 반도 클럽들을 1부 혹은 2부에 바로 병합시키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그럴경우 인프라 전체를 손 봐야 한다. 새로운 시즌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라 판단했다”며 3부 리그로의 병합 이유를 설명했다.

크림반도는 러시아로 귀속된 이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역사와 문화의 뿌리는 러시아지만, 경제 젖줄은 우크라이나다. 때문에 크림반도는 금융과 석유, 전기, 수급이 불안해지고 있고, 경제는 수렁에 빠졌다. 여기에 축구 문제까지 거론되며,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졌다. 빠른 시일에 양 측 축구협회간의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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