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포커스] 최용수의 3색 승부수, ‘4강 티켓’ 발권하다
입력 : 2014.08.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지난해 아시아 최고의 감독다운 전술과 전략이었다. 최용수 감독의 ‘3가지 승부수’가 FC서울을 준결승 진출로 이끌었다.

서울은 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포항 스틸러스와의 8강 2차전에서 120분간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 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최용수 감독의 선수들에 대한 믿음 그리고 3가지 승부수가 정확하게 적중했다. 선배인 황선홍 감독과의 지략대결에서 결국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날아 오른 것이다.

발톱을 숨긴 독수리, 황새를 넘다
최용수 감독은 이날 예상외의 선발 명단을 꾸렸다. 지난 주말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제외한 채 경기를 치렀기에 이날 경기에서는 몰리나, 에스쿠데로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은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주축 선수들인 몰리나, 에스쿠데로, 에벨톤, 김치우를 모두 벤치에 앉힌 것이었다. 이들을 대신해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희성, 윤일록, 고요한, 고광민이 선발 기회를 잡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용수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지난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기에 만약 포항이 선제골을 넣는다면 위험한 상황이 나올 수 있었지만, 박희성, 고요한, 고광민 등의 선수들은 수비까지 가담하며 무실점에 기여했다. 결국 이것이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으로 이어졌고 결국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최용수의 절묘했던 교체 타이밍
발톱을 숨긴 독수리 최용수 감독은 황선홍 감독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펼쳤다. 먼저 황선홍 감독이 후반 13분 수비형 미드필더 김태수를 빼고 공격적인 손준호를 넣자, 최용수 감독도 변화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울은 후반 16분 에스쿠데로, 후반 39분 몰리나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치열한 지략대결은 계속됐다. 연장 후반 막판 포항의 신광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자 황선홍 감독은 김준수를 투입하며 신광훈의 공백을 메웠다. 최용수 감독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승부차기 갈 것을 대비한 최용수 감독은 공격수 에벨톤을 투입했고,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최용수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최용수 감독이 투입한 에벨톤이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한데 이어 오스마르, 몰리나가 성공하며 승리를 따냈다. 최용수 감독의 교체카드인 몰리나와 에벨톤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유상훈에 대한 믿음, 4강 진출로 이어지다
이날 최용수 감독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전 골키퍼 김용대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상훈의 출전을 놓고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골키퍼 자리는 한 자리였고 두 선수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의 선택은 유상훈이었다.

이에 대해 최용수 감독은 “가장 머리 아픈 포지션이 골키퍼다. 전북전에서 김용대가 놀라운 선방을 펼쳤고, ACL에서는 경험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번 상대는 사우디나 중동이 아니어서 유상훈이 PK에 대한 놀라운 반응 속도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결정했다. 믿었던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유상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결국 최용수 감독의 믿음에 유상훈은 환상적인 선방쇼로 보답했다. 유상훈은 승부차기에서 황지수, 김재성, 박희철의 킥을 모두 막아내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적장 황선홍 감독도 “3번 연속 막는 것을 본적은 없다”면서 놀라움을 표현했다.

믿음과 기다림을 키워드로 내세운 최용수 감독. 독수리의 3가지 승부수가 ACL 4강 티켓을 발권했다.

사진=윤경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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