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리포트] ‘2007 악몽’ 한국, 4강 이라크전 방심을 버려라
입력 : 2015.01.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시드니(호주)] 정성래 기자= 이란보다는 덜 까다롭다. 게다가 하루 덜 쉬며 연장전과 승부차기 가는 혈투를 치렀다. 핵심 선수의 경고 누적 결장까지 겹친 이라크가 한국의 4강 상대가 됐다. 그러나,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가 벌써 55년이다. 결승 진출만 해도 27년 전이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이라크는 23일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이라크는 120분의 혈투, 그리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했지만 많은 것을 잃었다.

첫째는 휴식시간이다.

이미 정해진 일정이 있기에 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90분 내에 승부가 가려졌다면, 선수들의 체력은 덜 소모됐을 것이고 약간의 회복 시간도 더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라크는 연장전을 치르며 체력을 소진했고, 승부차기서 8번째 키커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정신적인 압박도 크다. 짧은 시간 동안 이를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핵심 선수의 경고 누적 결장도 뼈아프다.

이라크는 핵심 미드필더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D조 조별리그 1차전 요르단전에서 경고를 받았던 카심은 이란과의 8강전에서 다시 한 번 경고를 받으며 4강전에 나설 수 없다. 이라크 중원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카심의 공백은 대체 선수가 메우기엔 너무나 크다.

한국엔 호재다. 그러나 조금 더 유리할 뿐이다. 조금의 방심이라도 한다면 승부는 어렵게 흘러갈 수 있다. 이미 이라크는 8년 전 한국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한국은 지난 2007년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공동 개최된 아시안컵에서 이라크와 4강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고,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이라크는 4강에서 한국을 잡은 후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동국과 이천수, 조재진, 염기훈 등 막강한 공격자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저력 앞에 무너졌다.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이처럼 이변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우승 후보로 평가 받던 이란과 일본이 4강 문턱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짐을 쌓다. 그렇기에 한국은 더더욱 이라크를 당연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만 한다.

55년만의 우승컵이 한 발 더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 잡히지 않는 거리다. 우승컵을 놓고 싸우기 위해선 이라크부터 넘어야 한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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