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팍남' 할릴호지치, 일본의 도박은 성공할까
입력 : 2015.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일본 축구가 비로소 새 사령탑을 찾은 분위기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 8강 탈락 이후 승부조작 파문 등 구설수가 많았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내친 일본은 여러 후보들과 접촉한 끝에 바히드 할릴호지치(63,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전 알제리 감독을 낙점했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일본축구협회는 5일 교토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호 합의 사실을 전하며 조만간 정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할릴호지치는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사상 첫 16강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4-2로 대파한데 이어 독일과의 16강에서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할릴호지치를 찜한 일본의 선택은 한편으로 도박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첫 번째 우려는 그의 괴팍한 성격에 있다. 할릴호지치는 최근 팀을 맡을 때마다 불화설에 휩싸였다. 알제리 감독 시절에도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협회는 물론이고 선수들과도 갈등을 빚는 등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다행히 한국전 대승으로 분위기를 싹 바꿨지만 외부의 간섭을 싫어하고 고집이 강한 그의 성향은 잘잘못을 떠나 갈등의 불씨가 됐다. 가장 최근에는 터키 트라브존스포 지휘봉을 쥐었건만 구단 이사진과 갈등을 빚으며 얼마 안 돼 또 물러났다.

그러다 보니 많은 팀을 맡았음에도 4년 넘게 정착한 곳은 단 한 팀도 없다. 그나마 알제리에서의 3년이 가장 길게 머문 행선지였다. 능력과는 별개로 멀리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바라보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분명 불안 요소다.

할릴호지치의 축구 스타일도 문제다. 일본이 월드컵 이후 아기레 감독을 선택한 배경에는 기술과 패스를 중시하는 일본 축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기레는 멕시코 출신이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성공적인 시간을 보냈고, 일본은 이런 부문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할릴호지치는 다르다. 월드컵에서의 인상 깊은 지도력과 일본 축구가 추구하는 이상은 다른 문제다. 서로 어느 정도까지는 조율이 됐겠지만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일단 가는 시간이 아쉬운대로 일본은 주사위를 던졌고 할릴호지치를 택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기본이고 본선에서 최소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일본의 목표를 '괴팍남'으로 분류되는 할릴호지치가 얼마나 채울 수 있을지 흥미롭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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