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독일 뒤흔든 공포의 'K-K라인' 기억하시나요?
입력 : 2015.05.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미생' 공격수 클로제, 브레멘에 입성하다

2004년, 베르더 브레멘은 토마스 샤프 감독의 휘하 아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분데스리가와 포칼 컵을 차지하면서 깜짝 더블을 달성했다. 허나 그러한 영광에도 불구하고 브레멘은 28골을 폭격한 골잡이 아이우톤을 샬케에 떠나보내게 되면서 당장 그를 대체할 새로운 공격수가 필요하게 됐다.

적당한 공격수를 물색하던 도중 당시 독일 대표 팀에 차출되면서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리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브레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다. 카이저슬라우테른에 남다른 충성심을 보이던 클로제였지만 당시 팀이 파산 위기에 처하자 클로제의 이적이 불가피하게 되면서 클로제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계약서를 체결한다.

팀 최고 이적료인 500만 유로에 베저 슈타디온에 입성한 클로제를 기다리고 있던건 오랫동안 팀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고 있던 이반 클라스니치. 그렇게 그들은 함께 투톱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악명높은 'K-K 라인'의 시작이다.

이적 첫 시즌인 04/05 시즌. 클로제는 리그 15골 10도움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왜 클럽 레코드로 브레멘에 이적했는지를 팬들에게 증명했다. 클라스니치 또한 10골 8도움을 기록하면서 클로제와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어 나갔다. 허나 이것은 곧 분데스리가를 휩쓰게 될 K-K 라인의 예고편에 불과 했다.



2005/2006 시즌, 독일을 뒤흔들다

공포의 'K-K 라인'을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05/06 시즌. 그야말로 그들의 해였다. 이미 지난시즌 활약으로 예열을 마쳐놓은 클로제는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26경기 25골 16도움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한다.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적당히 골을 넣으며 제 몫을 다하는 공격수였다면 베르더 브레멘에서의 클로제는 자신의 주무기인 헤딩뿐만 아니라 빠른 스피드와 감각적인 골 결정력, 그리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활동량까지 겸비하며 전천후 스트라이커로 분데스리가를 호령하게 된다.

'K-K 라인'의 또 다른 K인 클라스니치 역시 30경기 15골 7도움을 기록하면서 클로제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지지만 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서의 활약상을 다했다. 특히 강력한 몸 싸움을 바탕으로 경기 내에서 기록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클로제가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게 바로 당시 시즌의 클라스니치의 모습이었다. 05/06 시즌 리그 최다골인 79골을 기록한 베르더 브레멘, 그중 'K-K 라인'은 무려 63골에 관여하면서 거의 모든 골과 도움 기록에 그들의 이름을 새겼다.

이에 힘입어 클로제와 클라스니치는 각각 키커지 공격수 평점 1,2위를 차지했고 특히 클로제는 팀에서 개인 수상 7관왕[전 포지션 평점 1위,공격수 평균 평점 1위. 득점 1위, 도움 1위, 공격포인트 1위, 주간 베스트 일레븐 1위, 월 베스트 일레븐 1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게된다. 그야말로 그들의 한 해를 보낸 클로제와 클라스니치지만 이러한 환상적인 개인 기록에도 불구하고 팀은 무관에 그치며 씁쓸한 입맛을 다셔야 했다.



강렬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에 불이 사그라들다

2006년, K-K 라인의 첫 타이틀인 독일 리가 포칼컵을 손에 거머쥐게 된다. 비록 슈퍼 컵 개념의 대회지만 시즌 기분좋게 시작한 브레멘은 'K-K 라인'의 건재함을 이유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허나 그들이 차지한 타이틀은 그것이 유일했다. 그들의 'K-K 라인'이 세 번째 시즌을 맞게 되는 06/07 시즌. 3시즌 동안 리그 10골 이상을 기록해주며 아이우톤과 클로제를 보좌해오던 이반 클라스니치는 시즌 초 부침을 면치 못했고 게다가 시즌 중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그에 반해 클로제는 리그 13골 15도움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이미 많은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베르더 브레멘을 그 혼자 이끌기에는 너무나도 벅찼다. 3위. 7관왕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독일 올해의 선수상과 월드컵 득점 왕이란 타이틀까지 보유하게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한명으로 발돋음한 클로제에게 리그 우승이 없다는 사실은 옥의 티였다.

결국 클로제는 06/07 시즌을 끝으로 슈투트가르트에게 마이스터 샬레를 내주며 단단히 독이 오른 바이에른 뮌헨행을 택하게 된다. 수술 후 그라운드에 복귀한 클라스니치 또한 07/08시즌 리그 16경기 7골 3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하지만 팀 닥터와의 소송 등 팀 내 문제로 결국 베르더 브레멘을 떠나면서 분데스리가를 강타한 'K-K 라인'은 완전히 와해되게 된다.

비록 시즌으로 따지면 3시즌밖에 함께 하지 못했고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으나 당시 토마스 샤프 감독의 매력적인 축구 아래에 'K-K 라인'은 브레멘 팬들로부터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그들은 훌륭한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여전히 베르더 브레멘 하면 'K-K 라인'이 자주 회자될 정도로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줬던 당시의 클로제와 클라스니치. 짧고 굵다. 그 당시 분데스리가를 강타하며 많은 축구 팬들을 베르더 브레멘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 'K-K 라인'에 가장 걸맞는 말이 아닐까 싶다.

채승혁 객원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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