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대전에서 확인한 '대표 공격수' 황의조의 가능성
입력 : 2015.08.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토종 공격수는 단연 황의조다. 황의조는 시즌 초반부터 성남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챔피언스리그 병행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하지만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15일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2골을 추가한 황의조는 리그 10호골을 기록, 득점 선두였던 에두가 전북을 떠나 사실상 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상황. 이날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 간의 빅매치로 인해 이 경기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크지 않았지만 황의조의 활약은 경기를 빛나게 만들었다.

그의 꾸준한 활약에 국내 매체들은 황의조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관심을 높였다. 언론 뿐만 아니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직접 찾아 성남의 경기를 2번 연속 지켜본 A대표팀, 올림픽 대표팀을 겸직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 성남의 김학범 감독, 김두현 등이 황의조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며 그의 대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 '멀티골‘ 황의조의 기록
對 대전(풀타임 활약, 2득점, 슈팅 3회, 파울 3회, 오프사이드 2회)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전은 성남이 자랑하는 철벽 수비진과 최전방에 위치한 황의조의 활약에 고전했다. 특히 184cm의 건장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까지 갖춘 황의조는 대전 수비진의 눈엣가시였다.

이날 성남이 대전을 상대로 넣은 2골 모두 책임진 그는 득점 과정에서 자신이 대표팀에 승선할 만한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황의조는 전반 17분 이태희의 크로스 상황에서 완벽한 타이밍의 쇄도와 감각적인 슈팅으로 대전의 골문을 갈라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후반 16분에는 좋은 위치선정으로 김두현의 롱 패스를 이어받아 실바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침착한 마무리를 선보이며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그야말로 공격수가 갖춰야 할 3박자인 힘, 스피드, 침착성을 모두 보여주는 완벽한 골이었다. 이 골은 그야말로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황의조의 무력시위와도 같았다.



▲ 대전에 모인 신태용-김학범-김두현, 황의조를 주목하다

신태용 A대표팀 코치
무엇보다도 이날 경기에는 대표급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 중인 신태용 감독이 자리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성남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던 그는 또 다시 성남의 경기를 찾았고 대표팀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지목되고 있는 황의조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프타임 직후 만난 신태용 코치는 “대표팀 선발과 관련한 부문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황의조, 한의권 등 대표 명단에 포함됐거나 향후 발탁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확인하고자 왔다. 특정 선수를 지목한다기 보다 출전한 모든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학범 감독
K리그 통산 100승을 거둔 김학범 감독 역시 황의조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전반에 한 골을 넣었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아 혼냈다”고 말하며 애제자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후반전에 움직임이 좋아서 골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해 전체적으로는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황의조가 대표팀에 발탁될 것 같냐는 질문에 “그런 부문들은 쫓아가려고 하지 말고 (발탁 기회가) 찾아올 수 있게 만들라고 누누이 주지시켰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팀에서 가치를 보여주라고 주문하고 있다. 황의조는 결정력, 피지컬 적인 부분에서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라고 밝혔다. 즉, 슈틸리케 감독도 중시하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집중력을 강조하는 좋은 스승을 만난 황의조의 경기력이 더욱 좋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두현
팀의 주장이자 대표팀에서도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한 바 있는 김두현은 경기 후 “팀이 힘이 있고 끈끈함이 생겨 힘든 상황에서도 버티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리그 내에서도 패배가 가장 적은 팀 중 한 팀이 됐다”고 말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도중 옆에 있던 황의조를 확인한 김두현은 “패배가 적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무승부가 많다. 무승부를 승리로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해결애야 한다. 특히 황의조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웃음)”고 말해 원정 경기시 함께 방을 쓰는 후배에게 재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 경기 후 만난 황의조, “대표팀? 경기력으로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있을 것”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황의조는 2골을 터뜨렸음에도 덤덤한 표정으로 경기 소감을 밝혔다. 특히 전반에 골을 기록하고도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자평하며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늘 경기를 평가하자면..
“일단 김학범 감독님의 100승 경기에서 골을 넣어 기쁘다. 전반에는 경기가 원하는 대로 잘 되지 않아 감독님에게 혼났다.(웃음) 팀을 위해서 많은 움직임도 보이고 해야 되는데 부족해서 감독님이 말씀을 해주셨던 것 같다. 그래서 후반전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것 같다”

두 번째 골은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준 골이었던 것 같은데?
“일단 컨트롤이 좋게 돼 좋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연습한대로 패스가 전개됐고 침착하게 마무리까지 지을 수 있어 좋았다”

신태용 감독이 경기장에 찾아왔는데 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일단 선수라면 (대표팀에 대한 생각이) 무조건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앞으로 경기력과 결정력을 개선시켜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이런 것을 잘 만들어서 경기력으로 보여준다면 (대표팀 발탁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에서 더 잘하겠다“

'대표팀 선배' 김두현이 많은 조언을 해주나?
"원정 경기를 가면 두현이형과 함께 방을 쓴다. 정신적인 부문이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 등을 배우고 있다. 그런 면에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낙마의 연속' 황의조, 이번 대표팀에는 포함?

지난 5월 ‘선두’ 전북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어 경기장을 찾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무력시위를 했던 황의조는 당시 미얀마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예비 명단에 포함됐을 뿐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 이용재 등에 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명단에 합류하지 못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아직 (이정협, 이용재) 형들보다 부족하다는 증거”라며 “아직 꾸준함이 부족하다. 소속팀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는 것도 올 시즌이 처음이다. 초반에 반짝했다고 대표팀에 발탁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혀 의연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그 득점 선두에 오른 현재에도 황의조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선수 본인은 경기장에서 그러한 의지를 경기력으로서 보여줬고 신태용, 김학범 감독 및 대선배 김두현까지 그에 대한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특히 동아시안컵에 차출된 공격수들이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황의조는 기존 공격수들을 위협할만한 1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는 9월 라오스-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예선을 치를 대표팀 명단은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10호골로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에 오른 황의조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사진=스포탈코리아 DB,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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