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실탄 두둑' 맨유, 현명한 이적시장 만이 답이다
입력 : 2016.02.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알렉스 퍼거슨 경 은퇴 이후 부침을 겪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파워는 여전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했던 맨유는 1년 전체 수입이 5억 파운드(약 8,73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팀 성적과는 관계없이 훌륭한 영업 실적을 낸 맨유는 벌어들인 수입을 선수 영입을 위한 실탄으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지난 2번의 시즌 동안 2억 5천만 파운드(약 4,366억 원)의 이적료를 쏟아 부었음에도 성공적인 팀 리빌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맨유가 주제 무리뉴 감독이 새롭게 부임할 시 3억 파운드(약 5,239억 원)의 리빌딩 자금을 지원한다는 보도에 무게가 실린다. 판 할 감독이 잔류한다고 하더라도 상당 수준의 이적료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최근 성공적인 이적시장을 보내지 못했던 과오를 저질러서는 안될 맨유다. 엄청난 이적료가 지원되더라도 신중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천문학적인 이적료, 성공적인 계약은 있었나?
판 할 감독이 부임할 무렵 맨유는 큰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었다. 리그 7위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 진출마저 무산됐다. 이에 스쿼드 전반에 걸쳐 변화를 시도한 맨유는 거금을 들여 여러 선수들을 데려오는 한편 노장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며 리빌딩 작업에 착수했다.

맨유는 앙헬 디 마리아, 라다멜 팔카오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과 루크 쇼, 안데르 에레라, 마르코스 로호, 달레이 블린트 등을 영입했다. 대신 네마냐 비디치, 리오 퍼디난드, 데런 플레쳐, 파트리스 에브라 등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냈다. 또한 대니 웰벡, 카가와 신지, 알렉산더 뷔트너, 윌프리드 자하, 베베 등 1군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선수들 역시 이적 대상이었다.

또한 올 시즌엔 앙토니 마르시알, 모건 슈나이덜린, 멤피스 데파이, 마테오 다르미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세르히오 로메로를 영입하며 또 다시 1억 파운드가 넘는 돈을 썼다. 반면 판 할 감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디 마리아와 치차리토, 조니 에반스, 나니, 로빈 판 페르시, 하파엘, 톰 클레버리 등은 팀을 떠났다. 두 시즌의 주요 이적만 정리해도 이 정도다.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적으로는 대실패였다. 첫 시즌 챔피언스리그 복귀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베테랑들을 모두 내보내면서 경험도 떨어졌다. 특히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여 데려온 디 마리아의 활용폭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역시 영입, 방출 모든 면에서 좋지 않았다. 마르시알이 생각보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을 뿐 이적료 대비 경기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이적시킨 디 마리아와 치차리토는 유럽 전역을 통틀어도 손에 꼽힐 만한 기록을 남기며 판 할 감독의 무능함만 드러났다. 이외에도 나니, 클레버리, 에반스 등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고 하파엘, 판 페르시 역시 준주전급으로 괜찮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다.

즉, 거액을 들여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A급 선수라고 할만한 선수는 없었고 기존 선수들에 대한 평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 지휘봉의 향방, 영입은 A급이 ‘필요’
이에 맨유의 대대적인 스쿼드 변화는 올 여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영업 실적도 나쁘지 않아 실탄을 제공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지난 두 차례의 이적시장을 망친 판 할 감독의 선택을 한 번 더 믿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듯 보인다.

4,000억 원이 넘는 이적료라면 하위권 팀이 중상위권으로, 챔피언십 팀이 당장 EPL에 승격할 만한 정도의 수준이다. 감독에게 이적료는 허투루 쓰지만 않는다면 성적을 낼 무기가 되지만 반대의 경우 감독직을 위협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아쉽게도 판 할 감독에게는 ‘양날의 검’이 됐다.

판 할 감독은 다혈질적인 성격과 선수들을 옥죄는 방식 때문에 많은 스타 선수들로부터 기피 대상이 됐다. 이에 많은 A급 선수를 노렸지만 실패한 원인이 됐다. 선수들도 사람이고 마음을 얻지 못하면 감독이 아무리 전술을 잘 짜도 성적은 나지 않는다. 판 할 감독의 실패는 어쩌면 그런 부분으로부터 나왔을지도 모른다.

이에 불가피하게도 판 할 감독과의 결별은 확실해보인다. 판 할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만 하면 잔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뇌부가 무리한 선택을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아직 거취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무리뉴 감독의 계약기간, 주급, 그리고 지원받을 이적료 규모가 보도된 것도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면 무리뉴 감독이 임명됐다는 가정을 했을 때 어떤 선수들이 영입 타깃이 될지에 관심이 간다. 우선적으로 무리뉴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첼시, 레알 마드리드, 인터 밀란 출신 선수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이 레알에서 뛰고 있는 가레스 베일, 라파엘 바란,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인터 밀란의 마우로 이카르디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한 후안 마타, 마루앙 펠라이니의 방출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직까지 소문에 불과하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타깃과 방출 명단이다.

확실한 것은 맨유의 체질개선과 퍼거슨 시대의 재림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A급 선수들의 영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맨유는 거액을 들여 검증되지 않은 스타들을 영입하고 기존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 이것이 실패 원인이었던 만큼 감독의 임명과 더불어 제대로 된 이적시장을 보내는 것만이 부활을 선언할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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