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와이드] 8강전, 포지션별 세기의 맞대결이 온다
입력 : 2016.06.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지우 기자= 다사다난했던 16강이 끝이 났다. 무적함대가 침몰했고,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크로아티아도 짐을 쌌다. 프로리그 조차 갖추지 못한 아이슬란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주인 잉글랜드를 잡는 믿기 힘든 그림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8강이다. 16강전까지만 하더라도 우편향 현상(우측에 비해 좌측 대진이 수월했다)으로 다소 시시할 것 같았으나 어찌됐든 올라올 팀이 올라오면서 어느 정도 무게추가 맞춰졌다. 여기에 8강 대진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포지션별 세기의 맞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11대11로 싸우는 축구지만 포지션의 1인자 타이틀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선수들의 만남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이게 한다.

8강 1번째 경기는 세계 최고 골잡이들의 맞대결로 관심이 쏠린다. 폴란드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0골을 터트리며 2시즌 만에 득점왕을 재탈환했다. 득점에 있어서 한 손가락에 꼽히는 호날두는 16골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연속 득점왕의 기염을 토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35골로 루이스 수아레스에 이어 득점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유로 무대에서 두 선수의 희비는 다소간 엇갈리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아직까지 득점포를 쏘아올리지 못하고 있다.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라는 핑계를 갖다대도 분명 이름값에 못 미치는 활약이다. 자존심을 회복을 위해 포르투갈전에 이를 갈아야 한다. 호날두도 출발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단두대 매치였던 헝가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포르투갈의 극적인 16강행을 이끌었다.

8강 2번째 경기는 내로라하는 측면 공격수들의 충돌이다.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과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 에이스의 자존심을 걸고 싸운다.

세계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 베일은 네이마르와 함께 호날두, 리오넬 메시의 시대를 이을 재목으로 불린다.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어느 각도에서도 터질 수 있는 왼발 킥력으로 최고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아자르도 이에 못지 않은 재능이다. 드리블 실력과 축구 센스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다만 기복 있는 플레이로 베일-네이마르와는 어깨를 나란히 하기 힘들단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아자르에게 이번 대회 세간의 평가들을 뒤엎을 절호의 기회다. 메이저대회서 벨기에를 높은 곳으로 이끈다면 자신 또한 한 단계 위로 도약할 수 있다. 다행히 헝가리와의 16강전에서 대표팀 커리어를 통틀어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며 남은 토너먼트 활약을 기대케 했다. 팀 동료 토비 알더바이렐트는 웨일스전을 앞두고 "아자르는 베일과 동급이다"며 자신들의 에이스에게 힘을 실었다. 베일은 명불허전의 연속이다. 조별리그에서 프리킥 2방으로 이미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오는 8강전에서 또 한 번 득점을 터트린다면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다.

공격수간의 맞대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문장들의 만남도 8강전에서 성사됐다. 8강 3번째 경기로 치러지는 독일-이탈리아전이다. 독일은 마누엘 노이어, 이탈리아는 잔루이지 부폰이 버티고 서있다.

나이만 보면 노이어는 현재, 부폰은 과거다. 그러나 부폰이 여전한 클래스를 보여주면서 식상한 이분할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맞대결이 아닌, 현 시점에서 최고대 최고의 맞대결이라 하는 것이 옳을 듯 하다.

먼저 노이어는 골키퍼 포지션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인물이다. 수비 반경을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넓혔고, 뛰어난 발밑을 통해 골키퍼의 중요성을 배가시켰다. 선방 능력, 안정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폰은 이견의 여지 없는 레전드다. 2000년대부터 최고의 골키퍼 이름을 떨쳤던 부폰은 30 후반의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탈리아의 빗장수비, 부폰이 있기에 가능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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