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한재현 기자= 신태용호의 10월 유럽 원정 친선 2연전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패배에도 얻어야 할 소득도 보이지 않는다.

A대표팀의 러시아, 모로코와의 유럽 원정 2연전은 2연패에 3득점 7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안고 마무리 됐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통과해 본격적인 본선 제체로 접어든 만큼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시간이었다.

이번 2연전은 친선전이기에 최종예선과 월드컵 본선과 달리 성적 부담이 적다. 대신, 팀의 장점을 발휘하면서 문제점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본선에 맞붙을 팀과 상대하며 면역력을 키울 좋은 기회다.

기대와 달리 이번 러시아, 모로코전은 성적은커녕 과정에서도 실망만 가득했다. 오답노트라도 확실히 확보하면 다행이다. 이마저도 실패해다. 신태용호가 그린 오답노트는 복잡한 낙서로만 가득했다.

신태용 감독이 마냥 손 놓았던 건 아니다. K리거 부재로 포지션 별 균형이 깨진 상황이지만, 그는 최선을 방안을 찾으려 했다.

▲변형 스리백 시도: 깨진 조직력과 기술+힘 앞세운 모로코에 붕괴

신태용 감독은 측면 수비수 부재로 인해 포백 대신 변형 스리백을 이번 2연전에 꺼내 들었다. 스리백에서는 장현수가 2경기 동안 중심에 섰고, ‘포어-리베로’ 역할로 수비를 책임졌다. 즉, 장현수는 공수 전환 시 위치를 변경하며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공수 연결 고리까지 해야 했다.

러시아전에는 김주영의 자책골 2골 등 집중력 부재로 인한 실수가 많았기에 조직력 부재가 돋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모로코전이었다. 장현수를 제외하고 스리백 두 자리가 바뀌면서 조직력은 심각하게 흔들렸다. 서로 간 커버 플레이가 되지 않았고,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모로코의 공격에 붕괴 속도는 빠르게 진행됐다. 평소 수비가 약한 이청용은 스리백 수비의 지원을 받지 못해 더욱 허둥댔다. 복합적인 문제점이 결합되면서 1-3 패배로 이어졌다.

변형 스리백은 신태용 감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나 다양한 옵션을 두기 위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지난 최종예선 내내 조직력이 무너진 상황에서 수비 전술 변화는 선수들의 혼란만 키웠다. 2연전 패배가 쓴 교훈을 안겨줬다

▲선수 기용: 기회 부여는 좋지만, 알 수 없는 의도

신태용 감독은 이번 친선전을 통해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려 했다. 겉으로는 선수들의 대표팀에서 의욕을 살리는 동시에 새로운 발견을 꾀할 수 있는 기회다.

교체는 그 이상으로 의도가 있어야 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유리하게 끌고 가는데 있어 교체 카드 중요성을 크기 때문이다. 전반 27분 변형 스리백 실패 후 정우영, 구자철, 권창훈 등 러시아전에 출전했던 선수를 내보내며 포백으로 전환해 중심을 잡은 건 좋았다.

문제는 후반전 황의조, 황일수, 박종우의 교체였다. 1-3으로 뒤처진 상황에서 세 선수의 임무는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이었다. 박종우는 기성용을 대체하기에는 수비적인 성향이 강했고, 황의조는 러시아전에 이어 부진, 발 빠른 황일수는 비슷한 성향의 모로코 수비를 뚫기에 역부족이었다.

결국, 세 선수의 교체 투입은 경험만 늘려줬고, 팀 전체에 활력소가 되지 못했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상대의 경기 흐름까지 체크 못한 신태용 감독의 잘못된 선택이었다. 선수들과 상대를 보는 냉정한 눈과 판단이 필요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