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리비아 노예시장에 분노, 축구스타들의 호소
입력 : 2017.11.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1100 디나르, 낙찰!"

상품을 흥정하는 목소리가 아니다. 살아 숨쉬는 인간의 몸값을 거래하는 끔찍한 소리다. 21세기에도 버젓이 인권을 유린하는 인간시장이 존재하고 있다.

최근 'CNN'이 리비아 트리폴리 현지 르포를 통해 노예 경매시장 영상을 공개했다. 몰래카메라에 담긴 내용은 충격적이다. 20대로 보이는 흑인을 나열하고 '농사일에 적합한 소년', '땅 파는 일에 필요한 사람'이라 설명한 경매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가격 흥정이 시작된다. 그들의 가격은 기껏해야 1100 디나르, 한화로 70여만원에 불과하다.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인간 경매의 실상이다. 내전에 따른 가난과 박해를 피해 유럽으로 가려는 중동·아프리카 난민들이 주로 거래된다. 리비아는 평소에도 아프리카 인들이 유럽으로 이동하는 관문이다. 유러피언 드림을 꿈꾸고 이곳을 찾은 난민들은 최근 리비아 당국의 밀수선 출항 단속에 발이 묶이면서 밀수업자들의 거래에 이용되고 있다.

전쟁보다 참혹한 참상에 리비아 당국은 곧장 인간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유엔(UN)도 비인간적인 행위에 분노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수백명이 인간시장에 분노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 태생의 축구 선수들도 그라운드 안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축구와 정치, 사회 문제가 분리되길 바라며 특정 문구 노출, 행위를 금하지만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부상서 돌아와 득점에 성공한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세리머니로 코너 플래그를 향해 뛰어가면서 양손을 모아 마치 수갑을 찬 모습을 연상케 하는 동작을 했다. 리비아에서 고통받는 난민들을 위한 기도였다. 포그바는 자신의 SNS에 세리머니 사진을 게재한 뒤 "알라신이 그들 옆에 있을 것이며 잔인함도 끝날 것"이라고 기도했다.



발렌시아서 뛰는 제프리 콘도그비아도 유니폼 안 셔츠에 "축구계 밖에서 나는 팔리지 않는다"며 리비아 사태를 비난하는 문구를 썼고 토트넘 홋스퍼 수비수 세르쥬 오리에도 SNS에 인권을 유린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도 "리비아의 인간 경매가 어떻게 무관심하게 남아있을 수 있느냐. 이 악몽이 끝날 때까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리비아 당국이 지금의 사태를 막아야 한다. 이민자는 노예가 아니라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나는 사람들"이라고 호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콘도그비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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