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킬링’ 위건, 3부리그 팀이 만드는 FA컵의 기적
입력 : 2018.02.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잉글랜드 3부리그인 리그원 소속의 위건 애슬레틱이 올 시즌 잉글랜드 FA컵의 주인공이 됐다.

위건은 20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7/2018 FA컵 16강에서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이제 위건은 오는 3월 16일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FA컵을 비롯해서 전 세계 모든 축구리그의 토너먼트 대회에서 하위 팀, 하위리그 팀이 상위, 상부리그 팀에 승리하는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위건의 행보는 남다르다. 프리미어리그 팀이 참가하는 64강부터 프리미어리그 팀을 쓰러뜨리고 있다.

위건은 64강에서 본머스를 만나 2-2로 비겼고, 재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32강에 올랐다. 32강에서는 웨스트햄을 2-0으로 눌렀다. 그리고 16강에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유력한 우승 후보인 맨체스터 시티에 1-0으로 승리했다.

FA컵은 라운드별 대진이 추첨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운이 좋으면 하위리그 팀, 상위리그 팀끼리 대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위건은 추첨운이 따르지 않았다. 16강까지 2~3부리그 팀이 진출했지만 위건의 상대는 모두 프리미어리그 팀이었다.

그리고 위건은 이들을 모두 제압했다. 특히 맨시티전 승리는 백미였다. 누가보더라도 맨시티의 완벽한 승리를 예상할 경기였다. 게다가 맨시티는 주전급 다수를 기용했다. 하지만 위건은 맨시티의 기세에 밀리지 않았다.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맨시티의 움직임을 묶었다. 여기에 파비안 델프의 퇴장으로 맨시티가 후반전을 10명으로 치른 운도 따랐다.

위건은 약팀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맨시티를 상대했다. 그리고 승리의 결과를 냈다. 후반 34분에 온 윌리엄 그리그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살렸다. 그리고 맨시티를 쓰러뜨리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한때 위건은 프리미어리그에 극적인 잔류를 이어가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극심한 부진으로 어느새 리그원까지 떨어졌다. 허나 FA컵에서 위건의 생존 본능은 되살아났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연파하며 8강의 기적을 썼다.

이제 위건은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위건은 2012/2013시즌 FA컵 준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팀 내에서는 토너먼트 DNA가 있다. 여기에 현재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사우샘프턴과의 맞대결에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

토너먼트 대회에서 하위 팀이 상위 팀에 승리하면 ‘자이언트킬링’이라 부른다. 위건의 자이언트킬링 본능이 사우샘프턴전에서도 발휘될 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