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대전이 출정식서 한 2018년 약속 ‘끈끈함’
입력 : 2018.02.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한재현 기자= 대전 시티즌이 팬과 함께 한 2018년 출정식으로 1주일 남겨둔 시즌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축구 특별시 명성을 되찾기 위한 대전의 각오는 선수와 구단, 팬들도 한마음이었다.

대전은 지난 24일 오후 2시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로에 위치한 공연장 믹스페이스에서 2018년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출정식에는 대전 1군 선수단을 비롯해 유소년 선수단 모두 참석했으며, 많은 팬도 찾아와 팀의 올 시즌 출발을 같이했다.

이번 출정식은 다소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홈구장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했지만, 올 시즌은 소극장으로 옮긴 것이다. 대전 관계자는 “경기장은 너무 넓어서 수백 명만 있었기에 산만한 느낌이 있었다. 좀 더 활기찬 분위기를 내기 위해 공연장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2월의 날씨는 쌀쌀하며, 최근 미세먼지로 바깥 활동에 제약이 생긴 것도 경기장서 출정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날 출정식은 남해 전지훈련을 막 마친 선수단이 대전으로 이동하는 도중 차량정체로 10여 분 늦게 시작했다. 그러나 선수단이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순간 팬들의 환호성도 커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 2017년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였다. 극심한 부진 끝에 K리그2(챌린지) 최하위로 마치면서 ‘축구 특별시’ 대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대전의 부활을 책임져야 할 고종수 감독과 선수단도 팬들이 원하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고종수 감독은 “전지훈련 동안 선수들과 패배 의식을 걷어내려 노력했다. 매 경기 승리하고 싶어도 쉽지 않지만, 최소한 쉽게 무너지지 않은 끈끈함과 상대를 물어뜯는 투지력을 갖춘 팀으로 이끌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장 오장은도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을 보고 많은 걸 느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트 팀 추월 경기에서 팀워크가 무너져 결과가 안 좋았고,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계주에서 넘어졌음에도 희생하는 모습으로 좋은 결과를 얻은 점을 지켜봤다”라며 “팀을 위해 희생한다면 운도 따라오는 걸 알기에 최선을 다하는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라고 약속했다.

대전은 실내 출정식인 만큼 팬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전 구단은 팬들이 구단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남긴 질문을 토대로 인터뷰 시간이 있었다.

간혹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든 질문도 나왔다. 특히 선수 시절 황금의 왼발이었던 고종수 감독의 프리킥이 단골로 빠지지 않았다.

고종수 감독의 장단점 설명하라는 질문에 오장은은 살짝 곤란한 기색을 보였지만, “감독님이 프리킥을 잘 차서 골키퍼들이 고생하는 게 단점이다. 한편으로 선방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고종수 감독은 웃으며 “앞으로는 자제하겠다”라고 답했다. 수비수 박재우도 익명의 선수로부터 받은 ‘고 감독 부임 이후 힘든 점’ 역시 “감독님의 프리킥을 배워야 하는데 잘 소화하는 게 힘들다”라며 덧붙였다.

선수단에서 매력적인 남자로 꼽힌 정민우는 당돌한 대답으로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들었다. 팀 내 외모 순위 질문을 받은 그는 “난 상위 1%라 생각한다. 요즘 무쌍 남자가 대세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새롭게 바뀐 마스코트 및 2018시즌 유니폼을 팬들 앞에서 처음 공개했고, 선수와 팬들이 함께 하는 줄넘기 대결 등 레크레이션까지 하며 즐거움을 더했다. 물론 행사가 끝난 뒤에도 선수들은 팬들과 포토타임을 갖는 등 마지막까지 즐겁게 지내려 했다.

대전은 오는 3월 3일 부천FC1995와 홈에서 개막전을 시작으로 2018시즌을 치른다. 출정식에서 대전의 약속이 더 나은 모습으로 비상으로 웃으며 끝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한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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