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늦어지는 대표팀 감독 선임, 중간평가 시점이 문제인가
입력 : 2018.08.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차기 A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7월 말 이전에 선임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현재도 선임 작업은 진행 중이지만 어느 선까지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선임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팀은 오는 9월 7일 코스타리카. 11일 칠레를 상대로 A매치를 치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첫 A매치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신임 감독을 9월 A매치 때 벤치에 앉히겠다”고 밝혔다. 즉 그 전에 감독 선임을 마무리해서 9월 A매치를 신임 감독의 데뷔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9월 7일까지는 이제 한 달 남았다. 그런데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외신을 통해서 협회가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감독, 카를루스 케이로스 전 이란 감독과 접촉했다고 하지만, 협회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모든 정보를 비공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판곤 위원장이 누구를 만났고, 누구와 협상 중인지 알 수 없다. 1순위 후보와 얘기를 하는지 아니면 차순위 후보와 협상 중인지도 모른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에는 늦어지더라도 신중을 기해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협상 중인 감독도 여러 계약 사항을 철저히 검토하다 보면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할 뿐이었다.

여기서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은 계약기간이다. 신임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해야 한다. 즉 협회는 4년 계약을 보장해야 한다. 김판곤 위원장도 4년을 보고 감독 선임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위험도 따른다. 분명 고비가 오기 때문이다.



▲ 4년 보장 뒤에 가려진 애매한 중간 평가 시기
어느 지도자든 4년을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 수 없다. 고비는 분명 찾아온다. 그래서 중간평가가 필요하다. 유럽의 경우 월드컵과 유로 대회가 2년 주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간평가에 용이하다. 하지만 아시아는 그런 스케줄이 나오지 않는다.

신임 감독은 내년 1월 UAE 아시안컵을 지휘한다. 아시안컵을 마치면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을 시작한다. 내년 여름에는 동아시안컵도 열린다. 월드컵 2차예선은 2020년 봄, 여름 사이에 종료된다. 그 이후에는 최종예선이 근 1년간 진행된다.

이러한 스케줄 속에서 신임 감독의 중간 평가가 애매하다. 취임 반년 만에 맞이한 아시안컵 성적으로 중간평가를 할 수 없다. 국내파 위주로 나서는 동아시안컵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2차예선을 중간평가로 삼기도 어렵다. 솔직히 미얀마, 라오스 같은 2차예선 상대팀에는 무조건 승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고(故) 이광종 감독은 아시안게임 결과로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그리고 금메달 획득을 이끌면서 주위의 우려를 모두 불식시켰다. 그가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2016 리우 올림픽까지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었을 것이다.



▲ 협회는 4년 보장을 위해 방패가 될 것인가
4년 계약을 하되 2년 뒤에 재평가를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대로 평가를 하기 애매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차예선까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맞붙은 상대들이 한 수 아래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평가를 하기 어렵다.

협회도 그 경험을 알기에 더욱 신중을 기하면서 감독 선임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처럼 최종예선을 하자 마자 밑천이 다 드러나면서 위기를 자초하게 만들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늦어지는 감독 선임이 이해가 된다. 중간평가가 애매하다면 신임 감독에게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방패가 되어야 한다. 1년 6개월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 수 있었던 것도, 협회가 히딩크 감독에게 향한 비난을 모두 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론에 휩쓸려 갈팡질팡한다면 또 다시 반복하게 된다. 협회의 갈지자 행보는 이미 이전 대표팀 감독의 선임과 경질 과정을 통해서 전 세계에 잘 알려졌다. 계약기간이 보장돼도 신분이 불안정하다면 한국행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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