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박서준·아이유, 최악의 한국영화 살리는 흥행배우 될까 [종합]
입력 : 2023.03.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OSEN=하수정 기자] 천만감독 이병헌과 박서준, 아이유가 뭉친 '드림'이 드디어 관객들과 만난다. 한국영화 부진의 늪에서 흥행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성수 MX관에서는 영화 '드림'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병헌 감독, 주연 배우 박서준, 이지은(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 등이 참석했다.

'드림'(감독 이병헌,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주)옥토버시네마)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지은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영화 '힘내세요, 병헌씨', '스물', 그리고 역대 흥행 2위 '극한직업'(1626만)을 만든 이병헌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병헌 감독은 "홈리스 월드컵이 있는데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서 만든 대회다. 우리나라 홈리스 국가대표들이 첫 출전한 실화를 모티브로 창작한 이야기"라며 "그 대회가 가지고 있는 취지와 우리 영화가 가지고 있는 기획의도가 같은 맥락이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선택한 작품들 중에 고민의 시간이 가장 짧았는데 만들어서 내놓는 시간이 제일 오래 걸렸다"며 연출 의도를 공개했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박서준은 극 중 쏘울리스 축구선수 홍대로 분해 열연했다. 홍대는 선수 생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계획도 의지도 없던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으로 나서게 된다. 운동이라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홈리스 선수들의 환장할 팀워크에 기가 막히지만, 재능기부로 나선 감독직을 그만둘 수도 없는 캐릭터다. 까칠한 듯 인간적이고, 한 성깔 하면서도 마음 여린 인물을 리듬감이 살아있는 연기로 표현했다.

'청년경찰', '사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첫 할리우드 진출작 '더 마블스'까지 글로벌 행보를 펼치고 있는 박서준은 '드림'을 통해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박서준은 "'드림'이 '이태원 클라쓰'를 끝내고 바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관객 분들과 만나기까지 우여곡절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거의 3년 전 모습이라서 감회가 새롭다. 정말 오랜만에 관객분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까 설레기도 하고, 너무 오랜만이라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아이유와 첫 만남인 박서준은 "평소에 아이유의 팬이라서 기대를 많이 했고, 현장에서도 어떨까 궁금했다. 촬영하면서 관계는 투닥거리고 흔히 전문 용어로 티키타카를 했다"며 "촬영이 끝나갈 무렵이 되니까 '조금 더 많은 신이 있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했다"며 "정말 반갑고 즐거웠고 마지막에는 아쉬움까지 남을 정도로 좋았다"고 만족했다.

박서준은 "거의 매 장면에서 (아이유와) 호흡을 잘 살려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야외에서 찍을 때 너무 더웠는데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도 없었다"며 "근데 계속 티키타카를 생각하다보니까 햇빛에 녹아내리는 내 모습이 생각나면서 집중력이 흐려지더라. 날씨 때문에 쉽지 않았고, 연기적인 부분은 재밌게 했다"고 말했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전직 축구선수를 연기한 박서준은 "가끔 조기 축구를 나갔는데 실제로 역할을 맡게 되면 실제 선수처럼  몸 상태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다행히 축구를 좋아해서 선수들을 관찰하고 어떤 비주얼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주얼은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지만 실력 같은 경우는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봐도 엉성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 걸 하나하나 잡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선배님들과도 훈련을 많이 했는데, 정말 토할 것 같더라. 잠깐 풋살장에서 뛰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작품 하면서 이렇게 많이 뛴 작품도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이 뛰었다"고 털어놨다. 

박서준은 손흥민의 조언이나 도움이 있었냐는 질문에 "축구선수 역할로 나오긴 하지만 국가대표 선수에게 조언을 들을만한 레벨이 아니고, 해준다고 알아 들을 수 있는 레벨도 아니었다.(웃음) 영화팀에서 붙여주신 트레이닝 분과 함께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신 느낀 점이 있다면 손흥민 선수가 시즌이 끝나면 한국에 들어와서 운동삼아 공을 같이 찰 때가 있다. 그럴 때 보면 보통 친한 형이라고 날 공격수를 시켜 준다. 그때 흥민 씨는 그런 곳에선 본인이 운동 삼아 나왔기 때문에 절대 슛을 때리지 않는다. 계속 골을 넣으라고 공을 준다"며 "상대방 골대 앞에서 받아가지고 슛을 하려고 할 때 놓친다. 우리팀 진영으로 볼이 오면 분명히 옆에 있었는데 돌아보면 손흥민 선수는 우리 골대에 가 있더라. '와 이게 국대대표 체력이구나' 싶다. 너무 빠르고 '이런 수준이 국가대표의 수준이구나' 싶다. 이런 걸 아이 레벨로 목격하면서 느낀 점들이 꽤 많았고, 홍대를 연기하기 위한 마음 가짐에 있어서 도움이 됐다. 예전에 촬영하기 전, 대본 리딩 영상을 보고 연락이 와서 너무 기대가 많이 된다고 해줘서, 기회가 된다면 꼭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아이유는 열정리스 PD 소민을 맡아 색다른 연기 변신에 나선다. 열정 페이에 열정은 물론 통장 잔고까지 바닥나버린 PD 소민은 홈리스 풋볼 월드컵 첫 출전을 앞둔 대한민국 대표팀의 도전기를 담은 다큐를 어떻게 해서라도 완성하려는 인물이다.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사회 생활 스킬 만렙인 현실파 캐릭터를 연기해 싱크로율을 높였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첫 상업 영화 데뷔작 '브로커'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주목을 받은 아이유는 차기작으로 '드림'을 선보인다.

'브로커'보다 '드림'을 먼저 촬영했던 아이유는 "그때 당시 3년 전인데, 뭔가 좀 사연이 많은 역할을 위주로 드라마 촬영을 하다보니까 사연이 없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 딱 '드림'이 제안이 왔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언급했다. 

아이유는 박서준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이유는 "나도 개인적으로 기대가 됐던 촬영이었다. 가끔 현장에서 감독님이 돌발적인 리액션을 주시곤 했는데, 그럴 때 서준 씨가 너무 빨리 캐치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였다. 본인 것으로 만드는 걸 보고 너무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코앞에서 연기를 보며 좋은 자극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PD 역할을 소화한 아이유는 "날 메이킹 해주시는 피디님, 감독님 등 항상 따라 다니시면서 찍어주시는 분들이 있다. '이렇게 모니터 하시는구나' '야외 촬영하면 목에 수건을 두르고 다니는구나' 하면서 캐릭터를 차용했다. 뭐라도 한 컷이라도 재밌는 걸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지금도 항상 자세를 곧게 하고, 웃으려고 한다"며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점을 설명했다.

이날 아이유는 "연기자로 활동할 땐 이지은으로 크레딧에 올렸는데 어차피 전부 아이유라고 부르시더라"며 "가수 활동도 꾸준히 활발히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3월에는 아이유로 나왔다가 5월에 이지은으로 나오면 헷갈릴 수도 있다. 그래서 다 아이유로 하기로 했다. 배우명, 가수명 다 아이유로 통일하기로 했다"며 공식적으로 알려 웃음을 자아냈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드림'에는 박서준과 아이유 외에도 영화 '헌트', '킹메이커'에서 보여준 선 굵은 연기로 극장가에 깊은 인상을 남긴 김종수는 국가대표팀의 올드보이 환동으로 분해 큰형님의 든든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오직 딸 밖에 없는 이 구역 대표 딸 바보 효봉 역은 스크린과 무대를 아우르는 활약을 이어오고 있는 고창석이 맡아 특유의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매력을 선사한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력의 정승길은 국가대표팀의 반칙왕 범수 역으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며 극에 유쾌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영화 '영웅' ,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비롯해 매 작품 새로운 변신을 거듭해온 이현우는 국가대표팀의 히든카드 인선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성장을 표현해내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다혈질 골키퍼 문수 역의 양현민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캐릭터의 희로애락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독특한 아우라로 눈길을 사로잡는 신비주의 영진 역의 홍완표는 자신만의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할 예정이다. 각양각색의 국가대표팀을 이끌어갈 빅이슈 코리아 사무국장 인국으로 분한 허준석은 모두를 아우르는 부드러운 매력으로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를 한껏 끌어올린다. 

[OSEN=지형준 기자] 30일 오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극한직업'의 흥행 부담감은 없나?"라는 질문에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이 흥행하고 '이제 드림을 찍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내 생각처럼 술술 가진 않았다. 부침이 있고 코로나도 생겼고,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다.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같은 성공이 있어서 제작할 수 있는 영화였다. 당연히 어떻게 보면 훨씬 더 크게 부담이 되고, 그런 영광이 아니었다면 이 작품을 할 수 없는 가능성이 컸다. 다른 팀이나 다른 감독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유의미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크고, 데뷔 때보다 부담감이 더 크다. 그래서 옷도 상업 데뷔작 '스물' 당시 행사 때 입었던 옷과 비슷하게 입었다"며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4월에는 장항준 감독의 농구영화 '리바운드'와 축구영화 '드림'이 동시에 개봉하는데, 이병헌 감독은 "사실 정말로 '슬램덩크', '리바운드'의 개봉 날짜를 서로 몰랐고 이건 우연의 일치"라며 "제발 한국 영화 좀 잘 되면 좋겠다. 경쟁을 떠나 '리바운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한국 영화 위기는 항상 있었고 극복해왔다. 이번에 큰 위기인데 극복해 낼 거라고 생각한다. 애정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드림'은 오는 4월 26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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