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어도어 내부 문건 확보..CEO ''뉴진스·아일릿 지킨다''[전문][종합]
입력 : 2024.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윤지 기자]
/사진제공=하이브
/사진제공=하이브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 내부 문건을 확보하면서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하 민 대표) 등 현직 어도어 임원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포착했다.

23일 스타뉴스 확인 결과, 하이브가 어도어 전산 자산을 확보하면서 총 3건의 문건을 확보했다.

해당 문건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근인 A씨가 지난달 23일 작성한 문건엔 '어젠다'(Agenda)란 제목 아래 '경역 기획', '계약서 변경 합의', '외부 투자자 유치 1안·2안 정리' 등 내용이 담겨있었다.

특히 이날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어도어 L 부대표는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매각하도록 하는 두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비교한 시나리오 문건을 작성한 바 있다. L 부대표는 최근 하이브에서 어도어로 이직한 인물로, 하이브 재직시절 확보한 재무, 계약 등 핵심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하이브가 보유한 지분을 글로벌 국부펀드 2곳이 인수토록 하는 방안을 시나리오에 담았다. 특히 이 같은 검토안에는 현직 엔터 담당 애널리스트 A씨의 실명도 기재된 걸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과 함께 지난달 29일 문건에는 '목표'란 항목 아래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 "하이브 안에서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전체적인 자율권)"이라는 문구가 담겨있었다.

현재 하이브는 감사권을 발동해 어도어를 조사 중이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기준, 오는 24일까지 작성해야 하는 하이브 감사 질의서에 답변하지 않은 상태다.

그룹 뉴진스  /사진=이동훈
그룹 뉴진스 /사진=이동훈
걸그룹 아일릿(ILLIT /사진=김창현
걸그룹 아일릿(ILLIT /사진=김창현
민 대표는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런 그가 직접 입장문을 통해 '아일릿 뉴진스 카피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뉴진스, 아일릿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흔들리는 상황. 업계에 따르면 박지원 하이브 CEO(이하 박 CEO)는 이날 사내 공지문을 통해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CEO는 "현재 책임 있는 주체들은 회사의 정당한 감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고,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지금 문제가 되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들이라는 점을 파악하게 되었고, 회사는 이러한 내용들을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어도어 구성원에게 " 회사는 어도어 구성원 여러분들께서 각자의 자리에서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에 이번 사안으로 누구보다 불안감이 크시리라 생각된다. 불안한 마음 갖지 마시고 현재와 같이 맡은바 뉴진스의 컴백과 성장을 위해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빌리프랩 구성원에게 "회사는 아일릿의 데뷔를 위해 여러분들께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갑자기 터져 나온 뉴스로 마음이 안 좋으실 것이겠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에 마음 상하지 마시고 아일릿의 성공을 위해 매진해달라"고 했다.

한편 전날 하이브 감사팀 등은 민희진이 대표로 있는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 회수와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섰다. 또한 하이브 임원 A 씨 등이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세운 정황을 파악, 감사권을 전격 발동했다.

민 대표는 매체 인터뷰 및 자신의 입장문을 통해 '아일릿 뉴진스 카피 사태'를 언급하며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지원 CEO /사진=하이브
박지원 CEO /사진=하이브
◆ 이하 박 CEO 글 전문

구성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박지원입니다.

최근 우리 회사를 둘러싸고 많은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선도 기업의 일원으로 자긍심을 가져온 구성원 여러분들께서 적잖은 당혹감과 혼란스러움을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멀티레이블의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크고 작은 난관에 수도 없이 봉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를 잘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면서 성장해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번 사안이 발생하게 되어 저 역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일정 부분 회사 내외를 통해 확인된 내용들이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처를 할 것임을 밝힙니다.

구성원 여러분들께서는 현재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내용들에 너무 마음을 뺏기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현재 책임 있는 주체들은 회사의 정당한 감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고,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입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들이라는 점을 파악하게 되었고, 회사는 이러한 내용들을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모쪼록 구성원 여러분들께서는 흔들림 없이 업무에 임 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회사는 우리 구성원들이 혼신을 다해 이뤄온 IP의 가치, 업무의 성과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도어 구성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회사는 어도어 구성원 여러분들께서 각자의 자리에서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사안으로 누구보다 불안감이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불안한 마음 갖지 마시고 현재와 같이 맡은바 뉴진스의 컴백과 성장을 위해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하이브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티스트와 구성원을 지키는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으며, 아티스트가 이번 일로 흔들리지 않도록 관계된 분들은 모두 각별히 애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회사는 여러분들께서 안정감을 갖고 일하실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인사 관련 방안을 고민한 뒤 다 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빌리프랩 구성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회사는 아일릿의 데뷔를 위해 여러분들께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갑자기 터져 나온 뉴스로 마음이 안 좋으실 것이겠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에 마음 상하지 마시고 아일릿의 성공을 위해 매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하이브는 멀티레이블을 완성해 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습니다만 이번 사안을 통해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진정성을 갖고 실행해 왔기에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시행착오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안을 잘 마무리 짓고 멀티레이블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할 것인지, 뉴진스와 아일릿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것들을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도 지속해서 고민하고 개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지원 드림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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