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마약에 중독된 마약반장 지성, 그가 치러야 할 죗값은? [김재동의 나무와 숲]
입력 : 2024.05.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재동 객원기자] 마약범죄조직 해체에 혁혁한 공을 세워 경감으로 승진한 현직 마약반장이 마약에 중독됐다. 그를 중독 시킨 자는 학창시절 절친과 둘만 공유한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 그 절친은 이미 죽었다.

24일 첫 방영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이 화려한 액션과 스피디한 전개로 세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안현경찰서 마약반의 장재경(지성 분)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안현시의 마약유통조직 오거미파를 일망타진한다. 그 과정에서 후배 형사의 아킬레스건을 끊었던 두목 장철구(최영우 분)에겐 권총을 발사해 아킬레스건을 끊어놓기도 했다. 그 공로로 경위에서 경감으로 특진했지만 안현시엔 이미 ‘레몬뽕’이란 신종 마약이 유통되고 있었다.

‘레몬뽕’은 ‘닥터’란 의문의 인물이 제조, 공진욱(유희제 분)을 통해 세칭 ‘윤사장’(백지원 분)이라 불리는 유통책에게 전달하는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 신종 마약이다.

경감특진 축하연을 마친 채 화장실을 찾아 나선 장재경의 폰으로 문자 하나가 날아든다. ‘2월 26일 아침 7시반 필오역 방면 6203번 열차 3-4번 출입문, 정훈역 거래. From 닥터 1882’ 전형적인 마약거래 제보다.

장재경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닥터란 인물이 남긴 숫자 1882. 이 번호는 고교시절 유일한 친구라 할 수 있는 박준서(윤나무 분)와 둘 만 공유한 SOS 신호다. 박준서와는 학창시절 모종의 이유로 결별한 채 20년을 남처럼 살아왔고 그 박준서는 장재경의 경감 특진 날 재경 집을 방문해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면서 ‘재경아, 우리 SOS 기억하지?“묻고는 떠난 바 있다.

재경은 문자를 보내온 폰으로 전화를 걸어보고 박준서 폰으로도 전화를 걸어보지만 모두 전원이 꺼져있었다. 그 직후 화장실서 피습당한 장재경은 사흘이 지나 안현시청역에서 후배 김창수(정재광)에게 발견된다. 김창수는 장재경으로부터 안현시청역에서 보자는 메시지를 받았었다.

제보는 사실이었고 장재경은 마약사범 공진욱을 쫓다 오히려 총기만 빼앗기고 만다. 그리고 닥터로부터 전해진 동영상. 자신은 피랍됐던 3일간 레몬뽕에 중독돼 버린 것이다.

불상의 인물 닥터는 중간다리 공진욱을 제끼고 윤사장과 직거래 하는 조건으로 장재경 중독을 지시했으며 이는 “닥터는 무슨 원한이 있어서 장재경이를...”이란 윤사장 부하의 혼잣소리로 확인된 바 있다.

마약반 형사로 마약에 중독됐다. 자신의 총기는 마약범에게 탈취당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장재경은 그 모든 사안에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박준서에게 재차 통화를 시도하지만 박준서의 폰은 강력팀 반장 유경환(박정표 분)의 손에 들려있었다. 그제서야 박준서의 죽음을 알게 된 재경.

박준서의 죽음은 동창이자 안현지청 형사1과 부부장검사인 박태진(권율 분)의 개입으로 발빠르게 진행된다. 검시에 직접 나선 박태진은 부검없이 자살로 종결지은 채 장례를 진행한다. 장재경은 이런 전개에 동의할 수 없었다. 더욱이 박준서 사망 전 마지막 통화자가 박태진을 비롯, 원종수(김경남 분), 오치현(차엽 분) 등임을 확인하고는 의구심을 키워간다.

그리고 박태진에 의해 공개된 박준서의 유언장. 박준서는 사망 일주일 전 역시 동창인 허주송(정순원 분)을 통해 도합 50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했고 수익자는 본인이 만든 회사 ㈜오디오파일로 지정했다. 또한 오디오파일의 100% 본인 지분과 보험수익금 수령자로 장재경과 오윤진(전미도 분)을 지정했다.

안현시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레몬뽕, 박준서의 죽음, 레몬뽕의 출처로 의심되는 닥터란 불상의 인물. 그 인물이 박준서와 장재경만 알고있던 SOS를 알고 있으며, 위치추적 결과 박준서의 빈소가 꾸려진 안현대학병원으로 이동 중이었다는 사실까지. 아무래도 20년 전 제강고등학교 시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이 돼 있는 인상이다.

제강고등학교 시절 모종의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목격자는 박준서였고 관여자는 원종수, 박태진, 오치현 등 였으며 경찰에 고발한 이는 장재경이었다. 하지만 박준서는 목격사실을 부인했고 재경은 학교에서 쫓겨났다.

재경을 찾았던 날 박준서는 말했었다. “그냥 더 늦기 전에 너 보려고.. 그때 난 어리석었고 용기도 없었어” 그 말에 재경이 대꾸했다. “그래 맞아. 넌 그때 어리석었고 용기도 없었었고 게다가 욕심에 눈이 멀었었지. 니 마음 편해지자고 내 용서를 바라는 것이라면 나는 못해줄 것 같다. 그게 네 죗값이라고 생각해라.”

도대체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닥터는 재경이 문자로 “박준서랑 마약은 무슨 관계야? 날 마약에 중독시킨 이유는?”이라고 물었을 때 “그건 뭐 차차 알아가면 되고, 그래도 친군데, 장례식부터 가는 게 맞겠지?”라 답했었다. 위치추적 결과 그 문자를 보내면서 닥터는 박준서의 빈소가 있는 안현대학병원으로 이동 중이었다.

1882를 아는 것도 그렇고, 박준서의 빈소를 찾은 정황을 봐도 그렇고 닥터는 아무래도 장재경을 고등학교 때부터 아는 인물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무슨 원한이 있어서 장재경이를...”했던 윤사장 부하의 독백으로 보건데 장재경에게 20년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할 원한이 있어 보이며, 그 원한은 20년 전 박준서가 증언을 포기한 그 사건에서 비롯된 정황이 엿보인다.

한편 박준서 빈소에 모인 고등학교 친구들은 재경에게 낯설다. “나한테 주먹 날린 친구가 정윤호(이강욱 분)지?” 오윤진이 설명해 준다. “응. 그 옆이 정상의(박근록 분). 너 상의는 기억하지?” 하지만 재경은 고개를 젓는다. “그래 뭐 니가 알 리가 없지.” 윤진도 쉽게 납득한다.

위화감이 드는 대목이다. 오윤진은 재경이 당연히 정상의를 기억하리라 생각하는 듯 한데 재경은 기억에 없다. 그리고 빠른 오윤진의 수긍. 오윤진이 보기엔 재경과 정상의 사이엔 학창시절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는데, 정작 재경은 모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함께 드는 사연 정도의 느낌이다.

시놉상 정상의는 원종수가 경영하는 금형약품의 연구원이다. 내성적이고 사교성 떨어지는 캐릭터인데 박준서의 도움으로 금형약품에 취직도 했다.

어쨌거나 마약에 중독된 채 마약사건을 수사해야 하는, 족쇄를 차고 질주를 시작해야 하는 형사 장재경의 처지가 인상 깊다. 그 장재경은 “넌 그때 어리석었고, 용기도 없었었고, 게다가 욕심에 눈이 멀었었지.”라 옛 친구 박준서를 공박했었다.

그런 그는 과연 현명한 채 용기있게 제 욕심을 떨쳐내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까? 20년 해묵은 사건의 진실 속에 과연 장재경의 ’죗값‘은 없었을까? 드라마 ‘커넥션’이 초반에 내건 떡밥이 자못 흥미진진하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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