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박주영, 6년 전 악몽 날린 '한풀이 골'
입력 : 2012.07.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올림픽 본선 첫 골의 주인공은 역시나 박주영(27, 아스널)이었다. 한국 축구의 간판공격수 박주영이 스위스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8강으로 가는 걸음을 재촉했다.

박주영은 30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코벤트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스위스와의 2012 런던올림픽 B조 2차전 경기에서 후반 11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부터 터질 듯 터지지 않던 골은 와일드 카드로 올림픽팀에 합류한 '해결사' 박주영의 발끝에서 터졌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남태희가 크로스를 올리는 순간 빠르게 수비 사이를 파고 들면서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한 볼이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은 한국은 2분 뒤 동점골을 허용하는 위기도 겪었지만 후반 19분 김보경의 재치있는 추가골로 다시 앞서나가며 2-1의 승리를 거뒀다. 득점 이후 공격에 한층 불이 붙었고 수비에도 안정감이 실리면서 유리한 흐름을 만든 결과였다.

박주영의 골은 여러 모로 의미가 있었다. 일단 컨디션이 살아났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것과 달리 가벼운 몸놀림으로 스위스 수비진을 공략했다. 최전방에 나섰지만 측면으로도 활동폭을 넓히고 공격을 풀어가는 역할도 맡았다. 구자철, 기성용, 남태희 등 2선에서의 지원 사격을 읽어내는 호흡과 결정력 모두 빛났다. 3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 활약이었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때 골을 성공시키면서 '맏형'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본선에 앞서 가진 평가전에서 연속골을 터트리며 희망을 품게 한 그가 역시 본선에서도 첫 골을 만들어내면서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의 악연도 끊어냈다. 당시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선발 출장했던 박주영은 득점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팀이 0-2로 분패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6년 만의 재대결에서는 불운을 허용하지 않았다. 설욕에 성공한 박주영의 발끝은 이제 가봉을 노리고 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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