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의 눈] 구자철, 템포 축구가 필요하다
입력 : 2012.07.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과유불급(過猶不及). 지금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이 가슴 속에 새겨야 할 사자성어가 아닌가 싶다.

구자철은 2012 런던올림픽 B조 조별리그 26일 멕시코전에 이어 30일 스위스와 경기에서도 체력 안배와 힘 조절이 여의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의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은 볼 점유 확보 측면에서 바람직하나 공격 작업시에는 도움이 안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4-2-3-1 포메이션에서 2선 공격에 해당하는 ‘3’, 즉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구저철의 경우 수비에 가담하기 위해 한국 진영 깊숙한 곳까지 자리를 옮기는 것은 체력소모만 더할 뿐이다. 이로인해 오히려 박주영(27, 아스널), 김보경(23, 세레소 오사카), 남태희(21, 레크위야SC) 등 공격진 동료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다.

구자철의 제1 임무는 공격 라인의 4명과 공격 가담한 중앙 미드필더, 풀백과 호흡을 맞추면서 경기를 조율하고 득점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전방에서의 압박은 물론 수비 가담으로 체력을 소모하면 정작 주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구자철은 멕시코, 스위스전에서 전반 초반부터 활동 영역을 넓게 잡음으로써 오버페이스하는 결과를 초래, 후반 중후반에는 체력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자철의 발이 느려진 것은 곧 한국 공격의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걸 의미했다. 스위스전을 직접 중계한 차범근 SBS 해설위원도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줄여야한다”고 지적했다.

10번의 역할을 하는 선수는 대체로 수비 면제를 받는다. 공격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체력을 비축해야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리오넬 메시(26, FC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 레알 마드리드) 도 공격할 때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힘을 발휘하지만 수비로 전환되면 현재의 위치에서 볼 있는 쪽으로 이동하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는다.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시와 호날두는 해결사 역할을 함으로써 동료에게 짊어준 수비 부담에 보답을 한다.

구자철도 90분간 치러지는 축구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비스한 페이스로 활약하려면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축구를 의욕만으로는 할 수 없고, 체력도 무한대가 아닌 탓이다. 특히 올림픽 처럼 예선리그와 녹다운토너먼트로 치러지는 대회에서는 체력안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격 창의성이 떨어지는 올림픽팀에서의 구자철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장 구자철에게 현재 기대하는 역할은 ‘킬러’다. 구자철 본인도 “골을 넣고 싶다”며 득점 의욕을 밝혀왔다.
골을 넣기 위해서는 힘을 비축하여 폭발하는 템포축구가 필요한 때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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