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올해도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다”
입력 : 2013.02.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정지훈기자= FC 서울 최용수(42) 감독은 ‘감독 대행’ 꼬리표를 뗀 첫 해에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연말 시상식에서 최우수감독상도 차지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최 감독은 2013년은 더욱 높이 날아오르고 싶다. 이번 시즌 목표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으로 아시아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최 감독은 “포항, 성남, 울산도 우승을 했는데 우리도 못할 건 없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더 큰 목표를 세웠지만 선수 구성, 전술에서 크게 바뀌는 건 없다.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 전지훈련에서 만난 최 감독은 “스포츠계에는 ‘잘 나가고 있을 때는 절대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며 지난해 우승의 기운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감독 부임 첫 해에 우승을 했다.

“언젠가는 이룰 우승을 미리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나와 선수 모두 우승을 하겠다는 사명감이 투철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많이 도와줬다. 하지만 일찍 우승을 한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동기부여가 되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 ACL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성남, 울산 등이 ACL 우승을 이뤘다. 우리라고 못할 게 없다. 이번 목표에 대한 의식수준이 모두 높다. ACL 우승에 도전하겠다.”

그런데 더 큰 목표를 위해 선수단에 바뀐 게 있나.

“스포츠계에는 ‘잘 나가고 있을 때는 절대 변화를 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다. 축구도 확률 싸움이다. 어느 지역에서 골이 잘 터지면 그 쪽에서 계속 슛을 하는 게 골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 것처럼 지난 시즌 잘했기에 이번 시즌에 큰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주장직을 반려하는 하대성에게 다시 주장을 맡겼다. 하대성이 팀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했기에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군입대 선수들 빼고 선수 구성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또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한 선수만 데려왔다.(서울은 경남에서 윤일록을 영입한 게 전부다.)”

라이벌 팀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크다. 전북은 선수를 많이 영입했고, 수원은 감독이 바뀌었다.

“전북은 확실히 선수 영입을 많이 했더라. 아무래도 선수 영입을 많이 한 건 지난 시즌 우리에게 진 게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무시무시한 선수 구성이다. ACL과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다 바라보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에게 적합한 축구를 하면 된다.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나. 좋은 선수를 많이 데리고 있는 게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다. 조직력을 다지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수원은 우승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감독이 바뀌면서 내부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 것 같다. 그렇지만 인생은 반전이다. 이번에는 상대전적에서 꼭 앞서고 싶다.”

서울은 우승팀이지만 A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이번 크로아티아 평가전 선발은 ‘0명’이었다.

“지난 시즌 대표팀 차출을 두고 말이 많았다. 하지만 나도 우리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발탁됐으면 좋겠다. 대표팀은 대표팀 감독 뜻대로 이뤄진다. 대표팀 감독 뜻에 나도 따를 수밖에 없다. 최강희 감독님은 공정하다. 이기기 위해서는 실전감각이 잘 유지되고 있는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뽑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잘해야 한다. 선수들은 진열대에 나열된 과일이다. 과일을 하나 사서 먹어보고 맛있으면 또 그 가게를 찾고, 계속 그 가게만 가게 되는 게 보통의 심리다. 선수를 맛있는 과일로 만들어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의 공격은 데얀, 몰리나 등 외국인 선수가 담당하고, 국내 선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내 눈에 들어오는 선수들도 있다. 그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120%는 보여줘야 하는 위치다. 또 국내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한국 축구를 해 왔기에 각 팀 모두 웬만한 선수들의 특성, 전술 등을 알고 있다. 반면 외국인 선수는 데이터가 많지 않다. 즉,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는 외국인 선수로 인해 경기 결과가 좌우된다.”

현역 시절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만큼 공격수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겠다.

“이제 골만 넣는 공격수(타깃형 스트라이커)는 사라지고 있다. 주위 선수들의 장점을 잘 파악해 서로 연계해야 한다. 이동국은 진화한 건 에닝요 등 주위 동료들의 장점과 자신의 장점을 교묘하게 연계해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전지훈련 중에도 많이 하나.

“공부는 무슨(웃음).나는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이다. 책을 보고, 해외축구도 챙겨본다. 충전을 위해서는 이런 게 다 필요하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것 같은 생활이지만 잠을 많이 자지 않는다. 죽으면 계속 잘 테니 지금은 일할 때다.”

이번 시즌 어떤 축구를 구사하겠나.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를 1년만 하고 버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올해도 계속 무공해 축구를 보여주겠다. 골이 많이 터져야 축구 팬이 늘어난다. 축구는 숫자 0,1,3의 싸움이다. 승점 0점, 1점, 3점이 매 경기마다 반복되는 게 참 재밌다. 감독이라는 위치는 승점 3점을 반드시 가져와야만 하는 자리다. 승점 3점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겠다.”

사진= 기리시마(일본)=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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