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14년 만에 평택에서 프로축구 열린 날
입력 : 2013.06.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평택] 김성진 기자= 올해 K리그는 전국 22개 지역에서 열린다. 팀들의 연고지를 살펴보면 전국 모든 곳에서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연고지역 외에는 K리그를 볼 기회가 적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관전에 목마른 비(非)연고지 축구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K리그 클래식 팀의 자선경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출범 30주년을 맞아 축구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와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실천하기 위한 행사였다.

▲ 이것이 K리그! 화려한 플레이로 평택 시민 사로잡아
연맹은 안성, 평택, 서산(이상 15일), 안동(16일)에서 자선경기를 개최했다. 평택 소사벌레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는 현재 K리그 클래식 3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4위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열렸다. K리그 클래식에서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양팀이고 설기현, 이석현(이상 인천), 송진형, 윤빛가람, 홍정호(이상 제주) 등 스타들이 즐비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평택시도 제18주년 평택 시민의 날 행사에 자연스럽게 자선경기가 열리도록 도왔다. 행사의 클라이맥스가 인천-제주의 경기인 셈이었다. 경기장에는 7,500여 평택시민이 찾아 경기를 즐겁게 관람했다.

이벤트 경기는 다소 맥이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양팀은 주전 선수를 모두 내보내는 등 90분 내내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했다. 제주는 전반 15분과 26분 강수일, 전반 31분 좌준협의 연속골로 앞서갔다. 인천이 후반 20분 번즈가 1골을 만회했지만 후반 31분 마라냥의 추가골이 나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인천은 후반 42분 디오고, 44분 이효균의 골이 나왔지만 제주의 4-3 승리로 막을 내렸다.

많은 골과 함께 화려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선수들은 다양한 기술을 펼쳤고 예리한 슈팅을 여러 차례 했다. 슈팅이 빗나가면 아쉬움의 탄성이 나왔고, 골이 들어가면 박수를 보냈다. 어린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임지혜 씨는 “평소 제주 축구팬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경기를 보게 돼 재미있다”고 전했다.

평택 외의 자선경기에도 많은 관중이 몰렸다. 대전-울산전이 열린 서산종합운동장에는 1만 9,000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성남-서울이 경기한 안성종합운동장도 1만 명 수용을 거의 다 채운 9,725명이 입장했다. 대전-울산, 성남-서울전은 1-1 무승부로 끝났다.

▲ 14년 만에 평택에서 열린 K리그
K리그 30년 역사 중 평택에서 경기가 열린 것은 총 11번이었다. 마지막으로 열린 경기는 1999년 10월 9일 천안-대전전이었다.

박경훈 제주 감독과 김봉길 인천 감독도 이곳에서 경기를 뛴 경험이 있었다. 박경훈 감독은 “과거에는 K리그가 전국을 돌며 경기했다. 그래서 유랑극단이라는 소리도 들었다”면서 “언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경기를 한두 번 한 기억이 난다”며 기억을 곱씹었다. 김봉길 감독은 “유공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여기서 두 번 경기했다. 당시 유공의 연고지가 인천시였는데 가끔 평택에서도 경기했다”고 전했다.

두 감독의 기억대로 11번의 평택 개최 경기 역사를 보면 두 감독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평택 개최의 첫 경기는 1989년 7월 2일 유공-현대전이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유공은 총 5번 평택에서 홈경기를 했고 1994년 4월 5일 LG-유공전에는 원정팀 자격으로 찾았다.

김봉길 감독은 1989년 10월 15일 유공이 대우에 2-0으로 이긴 경기에 후반 41분 교체 출전했고, 3년 뒤인 1992년 9월 19일 유공이 1-3으로 패한 포항제철전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김봉길 감독의 기억과 달리 1994년 4월 5일 LG전에도 김봉길 감독은 선발로 나서 45분을 뛴 기록이 있다.

박경훈 감독도 평택에서 한 번 경기했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유공이었다. 1992년 4월 4일 열린 경기에 풀타임을 소화했고 포항제철은 2-1로 승리했다. 유공과 포항제철은 평택에서 두 번 경기했으나 두 감독은 맞대결을 하지 못했다. 또한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 평택의 축구붐 조성으로 이어질까
사실 제주는 이 경기가 득보다 실이 많았다. 평택에 오기 위해 오전 8시 클럽하우스가 있는 서귀포를 출발해 6시간 넘게 걸려 평택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반면 인천은 2시간 여만에 평택에 도착했다. 박경훈 감독은 “K리그 발전을 위해 자선경기를 치르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K리그 챌린지나 내셔널리그 팀이 생겼으면 한다”며 모처럼 비연고지에서 경기가 열리는 만큼 이를 계기로 평택에 축구붐이 일기를 바랐다.

김선기 평택시장은 "자선경기를 개최하게 해준 프로축구연맹에 감사하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평택시에도 프로축구팀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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