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의 전술은 고정, '가두고 때릴' 선수가 달라진다
입력 : 2019.0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공항] 조용운 기자= 벤투호가 돌아왔다. 8강 탈락의 아쉬운 성적표였지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단호했다.

한국이 오래 기다렸던 아시안컵을 조기에 마감했다.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외쳤던 한국은 아시안컵 8강서 카타르에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다. 복병 카타르에 발목이 잡힌 한국은 2004년 중국 대회 이후 15년 만에 8강서 짐을 쌌다.

아쉬움을 가득 안은 대표팀이 28일 공식적으로 해단했다. 벤투 감독을 비롯해 K리그와 아시아 무대서 뛰는 12명의 선수가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손흥민, 이재성, 구자철 등 유럽파는 대회가 열렸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상당하다. 지난해 9월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대표팀은 평가전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준비 과정에 칠레, 우루과이와 같은 남미의 강호가 포함됐고 주축 다수가 빠진 상황서 치른 호주 원정에서도 성과를 냈다.

결과 못지않게 경기를 장악하는 플레이 방식에 더 박수를 받았다. 기존 하프라인 부근서 볼만 돌리던 점유율 축구서 탈피해 후방부터 잦은 패스를 통해 측면을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공격 기회를 만드는 벤투 감독식 빌드업이 녹아든 것에 더욱 큰 기대를 받았다. 대표팀 분위기까지 좋아 아시아 정상 숙원을 풀 것만 같았다.

막상 뚜껑을 여니 문제가 많았다. 예측하지 못한 부상과 오진, 늘 무거운 선수들의 몸상태와 경기 외적인 잡음까지 대표팀을 괴롭혔다. 벤투 감독이 대회 전에 생각한 베스트11이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었다. 손흥민은 다 지쳐서 합류했고 이재성과 기성용은 첫 경기서 전력외 판정을 받았다.

빌드업의 시발점이 없고 원톱이 만든 공간을 활용할 침투 자원까지 사라진 벤투호는 단조로운 크로스에 의존하는 축구로 변모했다. 8강까지 가장 많은 패스를 하고도 경기당 1골에 그칠 정도로 빈공에 허덕였다.

자신이 생각한 그림을 완성하지 못해선지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실패에도 전술에 대한 확신은 여전하다. 귀국장에서도 "철학과 플레이 스타일은 잘못되지 않았다. 우리가 한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포메이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플레이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 문전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부족함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틀이 유지되면 자원으로 다른 색깔을 내야 한다. 대표팀의 변화가 예상되는 바다. 구자철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기성용도 같은 의사 를 암시했다. 벤투 감독은 구자철과 기성용의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자연스레 거론된 세대교체에 대해 "단순히 두 명의 선수가 은퇴한다고 해서 세대교체를 언급하기에 이르다. 많은 경기와 선수를 관찰하겠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래도 최소한 두 자리는 아시안컵과 다른 얼굴이 자리를 잡을 여지는 있다. 특히 두 자리가 벤투 감독식 '가두고 공격하는 전술'의 핵심이라 변화 성공여부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부상을 털어낸 권창훈이 손꼽힌다.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패스와 탈압박에 능하고 침투 능력이 좋아 오는 3월 A매치서 첫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서 입지를 다지는 백승호와 이강인도 활용할 수도 있어 벤투 감독의 방향 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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