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외국인 가족이 현대제철 유니폼 입고 서울시청 응원한 사연
입력 : 2021.07.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목동] 서울시청과 창녕WFC의 경기가 열린 목동경기장에 인천현대제철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외국인 가족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인천현대제철 유니폼을 입고 서울시청을 응원하고 있었다. 무슨 연유일까?

지난 5일 오후 6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는 서울시청과 창녕WFC의 한화생명 2021 WK리그 12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양 팀은 전후반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케 했다. 서울시청은 후반 37분에 터진 한채린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며 리그 3위 유지에 성공했다.

그런데 서울시청 홈 관중석에는 눈에 띄는 팬이 있었다. 외국인 어린이 팬 두 명이 인천현대제철의 유니폼을 입고 아버지와 함께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두 어린이는 아버지와 함께 박수를 치면서 서울시청을 응원하고 있었다. 골이 들어갔을 때에는 함께 기뻐했고 팬들의 북소리에 맞춰 경기 분위기를 즐겼다.



전반전이 끝나고 관중석에서 해당 어린이 팬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두 어린이의 아버지인 브랜든 씨는 "아이들과 2018년에 (김)우리, (김)두리 선수의 경기를 자주 보러 다니다 보니 선수들과 친해지게 됐다. 아이들도 좋아해 그 뒤로도 계속 경기를 보러 다니게 되었다. 오늘도 아이들과 우리 선수를 응원하러 왔다"고 밝혔다.

소녀들의 함박웃음 속엔 축구를 향한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습하고 궂은 날씨를 이겨내고 경기를 보러올 만큼 어떤 선수가 가장 보고 싶었을까. 소녀들은 망설임 없이 “두리, 우리 선수”라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두리와 김우리는 쌍둥이 자매 축구선수로 매 경기 투지 있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WK리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어 브랜든 씨는 "나와 함께 온 딸들의 이름은 조이 그리고 메이건이다. 우리는 가족이고 인천에 살고 있다"며 “지금은 서울시청의 서포터다. 김우리 선수가 인천현대제철에서 서울시청으로 이적해오게 되면서 응원하게 됐다. 또 그녀는 나의 친구이자 가족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브랜든 씨의 두 딸 조이와 메이건이 축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쌍둥이 선수들과 인연을 맺게 된 뒤 축구 클럽에 들어가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조이와 메이건은 그 과정을 소개했다 "저희가 축구를 좋아하게 된 건 축구클럽에 들어가서 축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우리, 두리 선수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좋아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브랜든 씨와 두 자녀는 2년 전 쌍둥이 선수와 인천현대제철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수십 번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 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장을 방문하지 못했다. 브랜든 씨는 "여자 선수들이 축구 경기하는 것을 직접 보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 작년에는 아쉽게도 현장에서 경기를 보지 못하고 인터넷 중계로만 많이 봤었다. 선수와도 만나지 못하고 직접 인터넷으로 연락하거나 댓글을 남기거나 그랬는데 올해에는 직접 와서 선수들을 보니까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또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경기장을 계속 찾아서 선수들에게 힘을 보낼 생각이냐는 질문에 브랜든 씨와 조이 그리고 메이건은 "물론이다. 홈 게임은 월요일 저녁마다 무조건 보러 올 생각이다. 우리와 두리에게 항상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둘 다 항상 힘내길 바란다. 지금처럼 계속 축구잘하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화이팅"이라며 두 선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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