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1G 4안타' 무명의 물오른 타격감...두산, '천재 유격수' 후계자 찾았다
입력 : 2024.05.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두산 베어스 전민재(26)가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왔다. 데뷔 첫 1경기 4안타로 선두 KIA 타이거즈를 꺾는 데 일조했다.

전민재는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2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위 두산(30승 21패 2무 승률 0.588)은 9회 양의지와 김재환의 극적인 투론포를 앞세워 7-5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0승 고지에 선착했고, 1위 KIA(29승 20패 1무 승률 0.592)를 게임차 없이 승률 0.004 차이로 바짝 뒤쫓았다.

전민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1회 초 1사 후 첫 타석에서 전민재는 KIA 선발 황동하의 2구째 슬라이더를 좌전 안타로 연결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강승호의 우전 안타로 2루까지 진루한 뒤 2사 1, 2루에서 양석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전민재의 선취점에 힘입어 두산은 1회부터 1-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2회에는 2사 1, 2루 득점권 상황에서 2구째 패스트볼을 2루수 방면 깊숙한 내야 안타로 연결했다. 이때 2루 주자 조수행이 홈까지 들어오면서 타점을 추가했다. 두산은 3회 김재환이 솔로포를 가동하며 3-0까지 달아났다.

4회 유격수 땅볼로 돌아선 전민재는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의 세 번째 투수 김도현과 맞붙었다. 초구를 지켜본 전민재는 2구째 패스트볼을 공략하며 우익수 앞 1루타로 출루했다. 4월 19일 키움 히어로즈전(6타수 3안타) 이후 약 1개월 만에 3안타 경기를 신고했다.

테이블 세터 전민재의 활약에도 두산은 8회 말 3-5 역전을 허용하며 패배 위기에 처했다. 전민재는 9회 선두타자로 나서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했다. 다섯 번의 파울로 끈질기게 버틴 끝에 볼카운트 2-2에서 9구째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익수 앞 1루타로 출루했다. 데뷔 첫 4안타 경기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전민재의 끈기에 양의지가 응답했다. 4번타자 양의지는 1사 1루에서 초구 슬라이더를 노려 좌중간으로 동점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기사회생한 두산은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바뀐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이유찬이 안타, 김재환이 다시 좌중간으로 역전 투런홈런을 터트리며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9회 말 마무리 홍건희가 마운드에 올라와 KIA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018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40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전민재는 오랜 시간을 무명으로 보냈다.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74타수 21안타 타율 0.284로 1군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도 출발은 백업이었다. 그러나 4월 14일 LG 트윈스전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본격적으로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2루, 3루, 유격 등 내야 다양한 포지션에서 기회를 얻으며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타격감도 뜨겁다. 5월 17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4일 KIA전까지 7경기에서 4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타율 0.444(27타수 12안타) 4타점 5득점 1도루로 불을 뿜고 있다. 주로 8, 9번에 배치됐던 타순도 KIA전부터 2번으로 격상됐다.

두산은 수년간 유격수 포지션에 고민이 많았다. 불혹을 앞둔 '천재 유격수' 김재호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 이유찬, 안재석, 박계범 등이 경쟁했지만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올해는 박준영을 등용했으나 5월 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다친 뒤 전력에서 이탈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그 와중에 전민재가 갑작스레 찾아온 기회를 잡으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희재 <쓰다> 객원기자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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