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피 에이스 무너뜨린 폭풍 질주...'삼성전 타율 0.409' 이학주, 친정팀 울리는 사자 사냥꾼
입력 : 2024.05.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친정팀만 만나면 펄펄 날아다닌다. 롯데 자이언츠의 '천재 유격수' 이학주(34)가 또 한 번 사자 사냥꾼의 면모를 뽐냈다.

이학주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9번-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9-1 대승을 거두며 주말 삼성과 3연전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이날 롯데는 경기 초중반 부상 악재에 신음했다. 2회 찰리 반즈가 2사 만루에서 갑작스러운 내전근 부상으로 교체됐다. 최이준이 구원 등판해 데이비드 맥키넌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급한 불을 껐으나 4회 1사 1, 2루에서 볼카운트 2-2를 잡은 뒤 중지 손톱을 다쳐 김상수와 교대했다. 6회 초 수비를 앞두고는 포수 유강남이 옆구리를 다쳐 손성빈이 대신 마스크를 썼다.

흔들리는 상황에서 롯데는 타선의 집중력으로 난관을 타개했다. 1회 초 반즈가 먼저 점수를 내줬지만, 1회 말 공격에서 2사 후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의 연속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1-1로 팽팽했던 3회에는 2사 후 윤동희가 안타, 고승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레이예스의 2타점 2루타로 균형을 깼다.

이학주는 4회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3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학주는 4회 삼성 에이스 원태인을 상대로 1-2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145km/h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를 기록했다.



방망이를 예열한 이학주는 3-1로 앞선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폭발했다. 2사 1루에서 퀄리티스타트에 도전하는 원태인을 다시 만났다. 볼카운트 1-1에서 체인지업을 강하게 때려 펜스까지 보냈다. 중견수 김지찬이 허둥대는 사이, 이학주는 빠르게 3루를 통과해 홈까지 내달렸다. 뒤늦게 삼성 수비진의 중계 플레이가 이뤄졌지만 이학주의 슬라이딩이 더 빨랐다.

공식 기록은 3루타와 중견수 실책. 이학주의 과감한 주루가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는 득점이었다. 이학주의 비공식 장내 홈런에 힘입어 롯데는 원태인(5⅔이닝 5실점)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승기를 굳혔다.

이후 롯데는 구원 투수 임창민을 상대로 2점을 추가하며 6회 빅이닝을 완성했다. 8회엔 2점을 더해 9-1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019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이학주는 3년간 부침을 겪은 끝에 2022년 1월 트레이드로 롯데에 합류했다. 이적 후에도 2022년 0.207, 2023년 0.209의 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고전했다.

올해는 초반 9경기에서 타율 0.517(29타수 15안타)로 폭발하며 달라지는 듯했지만, 이후 16경기에서 타율 0.100(40타수 4안타)에 머무르며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침체됐던 이학주는 23일 KIA 타이거즈전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 경기 2홈런으로 팀의 10-6 승리에 공헌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후 주말 친정팀 삼성을 만나 11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앞서 4월 삼성을 만나 11타수 6안타로 맹활약했던 이학주는 올해 삼성전 타율 0.409(22타수 9안타)를 마크했다. 2022년 0.290(31타수 9안타), 2023년 0.348(23타수 8안타)로 2년 연속 삼성전 타율이 가장 높았던 이학주는 올해까지 통산 타율 0.342(76타수 26안타)로 '사자 사냥꾼'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롯데는 당초 '50억 FA' 노진혁의 타격 부진과 박승욱의 수비 불안으로 유격수 자리에 고민이 컸다. 다행히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이학주가 공격에서도 살아나 상승세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주간 5승 1패를 기록한 롯데는 꾸준히 활약하는 황성빈, 레이예스를 중심으로 최근 나승엽과 고승민이 잠재력을 터뜨려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부진했던 포수 유강남과 '공포의 9번 타자' 이학주까지 장타를 생산하며 물샐틈없는 타선을 구축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베테랑 전준우와 정훈, '복덩이 이적생' 손호영까지 돌아온다면 롯데는 한층 더 탄탄한 전력으로 하위권 탈출을 넘어 중위권 진입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신희재 <쓰다> 객원기자

사진=롯데 자이언츠, OSEN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