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 1위' 키움 이영준 ''개인 타이틀도 좋지만 팀 우승이 더 좋다''
입력 : 2020.08.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홀드 1위요? 엄청 좋죠. 신경 안 쓰려고 하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어렵네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영준(28, 키움 히어로즈)은 KBO 리그 홀드 부문 순위표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소감을 전했다.

홀드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영준은 올해 35경기에 출전해 1승 3패 17홀드, 28이닝 10볼넷 23삼진,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고 있다. 언뜻 보면 평범한 불펜 투수의 성적이지만 이영준은 아직 승계 주자를 단 한 명도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놀라운 활약으로 키움의 허리를 단단히 지키고 있다.

이영준의 최근 활약에 고무된 손혁 키움 감독도 "(이)영준이의 평균자책점이 4점대지만 원래 불펜은 선발에 비해 평균자책점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하면서 "최근 내용은 좋다. 지금은 시즌 초반보다 훨씬 편하게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에 이영준은 "일단 볼을 안 던지고 스트라이크만 던지려 하다 보니 빠른 승부가 나오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최근 활약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상하게 주자가 있을 때 더 편하다. 주자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집중이 더 잘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많은 경기에 나서 체력에 부담이 갈 법도 하지만 "트레이닝 파트 코치님들이 잘해주신다. 코치님들 말을 그대로 따르면서 식이요법을 신경 쓰고 있다"며 트레이닝 파트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이영준이 성적이 변하게 된 계기는 지난달 18일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의 투구폼 지적이었다. 당시 허문회 감독은 이영준의 왼발 뒤꿈치가 계속 움직인다고 지적했고, 그 일을 계기로 이영준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갖고 있던 습관을 고쳤다.

"사실 그 문제는 캠프 때부터 손혁 감독님이 지적하신 부분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갖고 있던 습관이라 고치기 어려웠다"고 얘기한 이영준은 "하지만 시즌 중에 지적을 받은 이상 바꿔야 했고, 지적을 받고 투구폼 영상을 보니 내가 봐도 뒤꿈치가 들리는 게 많이 보였다. 안 좋은 상황에서 더 힘을 줘 던지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며 그동안의 뒷얘기를 털어놨다.

손혁 감독은 "디딤발을 매번 같게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해는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고정하는 것이 훨씬 좋다. 본인도 아직 완전히 몸에 배지는 않았지만 그런 만큼 훈련할 때도 신경을 쓰고 있더라.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며 이영준에 앞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영준은 "노력한 끝에 이제는 적응이 됐다. 솔직히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제구가 더 잘되는 느낌은 있다. 그래도 고치고 나서 결과가 좋아 나도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처럼 주목을 받은 만큼 이영준은 불과 몇 달 전 자신처럼 주목받지 못한 동료들이 신경 쓰였다. 지난 7월 30일 두산 베어스전 상황에 대해 묻자 이영준은 김태훈(28)을 언급했다. 당시 이영준은 7회 등판해 정수빈과 페르난데스를 안타와 볼넷을 허용한 뒤 오재일-김재환-최주환으로 이뤄진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를 3연속 삼진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김태훈은 8회 무사 1, 2루에서 안우진을 구원 등판해 세 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영준은 "그때도 (김)태훈이가 경기 내용이 더 좋았다. 내가 삼진 3개를 잡아 주목을 받은 것 같은데 더 잘한 (김)태훈이가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애디슨 러셀에 대해서는 "땅볼 타구만 나와도 뒤를 쳐다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러셀의 수비를 극찬하면서 "수비가 안정되니까 투수로서 심리적으로 확실히 편안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최근 투수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조언하고, 고마운 일에는 커피도 사며 분위기가 돈독해졌다"고 자랑한 이영준은 개인의 목표보다 팀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목표를 묻는 말에 이영준은 "홀드 1위 타이틀도 욕심은 난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그렇지만 팀이 정규 시즌 우승을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하며 자신의 활약이 팀의 우승에 보탬이 되길 바랐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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