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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돋보기] ‘골잡이에서 센터백으로’...정성훈의 우여곡절 90분

기사입력 : 2012.03.25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이민선 기자= 최근 팀의 극심한 슬럼프를 극복하고 수비진의 잇따른 부상 공백을 타개하고자 이흥실 전북현대 감독 대행이 꺼내든 고육지계는 말 그대로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스트라이커에서 중앙 수비수로 자리를 바꿔 출전한 정성훈의 이야기다.

정성훈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라운드 서울전에서 자신의 본업을 버리고 센터백으로 출전했다. 전북의 중앙 수비를 담당할 수 있는 선수 4명-이강진(담), 조성환(꼬리뼈), 임유환(코뼈), 심우연(갈비뼈)-이 모두 줄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이흥실 감독대행이 정성훈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에서 최후방 수비수로 변신한 정성훈에게 서울전 90분은 본인에게도,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심장이 멎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일단 수비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위치 선정을 잘 못해 수비 파트너 김상식과 동선이 겹쳤다. 경기 도중 김상식에게 수시로 조언을 들어야 했던 것은 당연지사.

서울의 발 빠른 공격수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 정성훈의 느린 움직임을 간파한 서울의 공격수들, 특히 몰리나는 재빠른 드리블과 패스로 정성훈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결정적인 실책도 있었다. 36분 왼쪽 측면에서 서울의 공격수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는데, 이를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전북 골문으로 향했다. 화들짝 놀란 김민식 골키퍼가 본능적으로 막아내지 않았다면 고스란히 자책골이 될 뻔 했다.

물론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실(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며 서울의 고공 공격을 사전에 차단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후반전 팀의 안정적인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전북의 서울전 패배의 원인을 정성훈에게 모두 뒤집어 씌우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이흥실 감독대행이 꺼내든 정성훈-김상식 수비 듀오 카드는 실패에 가까웠다. 최소한 무승부만 거둬도 실리적인 결과였지만 89분에 몰리나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고육지계는 무위로 돌아갔다.

정성훈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나를 믿고 내보냈는데 미안하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겨 놓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골을 허용했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눈치껏 했어야 했는데 내 불찰로 골을 먹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또, "내 옆에 있던 (김)상식이 형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흥실 감독 대행은 정성훈의 노력을 치하하며 다음 라운드 대구전에도 정성훈이 중앙 수비수로 나설 수 있다고 예고했다. “정성훈 선수가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서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 지금 (기존의 중앙 수비수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 4명의 중앙 수비수가 모두 부상이다. 대구전 직전까지 이강진 선수가 복귀하지 않으면 (정성훈이 중앙 수비수로) 또 나가야 한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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