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리포트] 스페인, 한국에 '압박의 중요성' 역설
입력 : 2012.05.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베른(스페인)] 류청 기자= 스페인은 강했다. 그래도 얻은 것은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30일 새벽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벌어진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1-4로 패했다. 제대로 선수를 기용할 수 없는 상태에서 치른 친선경기긴 했지만, 세계 최강의 벽을 실감했다.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최 감독은 승리보다는 일정한 성과를 원했었다. 이정수도 “이번 스페인전을 통해서 우리의 문제점이 조금씩 드러날 것이다. 우리의 포커스는 스페인 아니라 월드컵 최종예선이다. (최종예선을) 시작하기 전에 보완해야 할 점들을 이 경기 통해서 얻고 카타르로 넘어갔으면 한다”라고 했었다. 그 부분에서는 얻은 게 있었다.

대표팀은 공수에 걸쳐 압박의 중요성을 완벽하게 체감했다. 선수들은 현대 축구에서 압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압박을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 대표팀이 한 골을 먼저 허용한 뒤에 김두현의 골로 따라붙었지만,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준 것은 압박 때문이었다. 스페인의 압박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공격 기회를 계속 내준 대가였다.

스페인이 공격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효과적인 압박 덕분이었다. 스페인은 종종 모험적인 공격을 시도해 공을 빼앗기기도 했는데, 공격진에서부터 압박을 시작하며 다시 공을 빼앗아 왔다. 선수들 표현으로 하면 스페인은 재빠르게 한국을 ‘눌렀’다. 압박에 몰린 한국은 공을 전방으로 길게 연결할 수 밖에 없었다.

수비진도 압박에 대한 숙제를 받아 들었다. 최 감독은 스위스 전지훈련에서 계속 “압박해”를 외쳤지만, 실전 점수는 높지 못했다. 스페인 미드필드와 공격진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돌아서고, 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 결국 공이 한국 진영 중앙으로 너무 쉽게 들어왔다.

중앙으로 공이 들어온 후에는 공간으로 파고드는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공간을 비워주고 다른 쪽으로 돌아 뛰는 공격수들에게 애를 먹었다. 기술과 속도 그리고 완급조절까지 완벽한 상대를 제압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수비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숙제를 받아 든 셈이다.

최 감독의 말처럼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결과 보다는 복기가 중요하다. 고수는 복기를 잘 하는 사람이다. 이날의 과제를 잘 푼다면 최 감독과 선수들에게 스페인전은 ‘보약’이 될 수 있다. 대표팀에게 필요한 것은 보약을 먹고 오는 9일 새벽에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지는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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